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먹고 싶은 거 사고 싶은 거 자제해가며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몸이 약하고 키가 작아서 그런가 성격이 내성적이기도 하고
어려서부터 괴롭힘도 잘 당하고 친하게 지내던 친구도
갑자기 언제부턴가 제게 욕을 하기도 하고
잘 사귀던 친구도 언젠가는 저를 등지고 떠나가는
그 때는 그게 뭔 일인지도 별 생각도 못 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 점점 사람 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회의감을 느낀 것 같습니다
나름 그래도 중 고등학교 시절은 잘 지냈다고는 생각은 했습니다
그래도 공부라도 좀 하니까 애들이 인정도 해주고
게임 이야기나 야한 농담도 잘 하니까 남자 아이들이랑 잘 친해진 것 같습니다
여자 친구들이 없어서 여자를 잘 못 대해보게 되었는데
이게 나중엔 여자 대하는 데 너무 힘이 들더라고요
사춘기 시절 매일 밤마다 울며 짝사랑에 실패하고
대학교 가면 꼭 여자친구 사귀어 보자 했습니다
안 되더라고요 성인이 되니까 어릴 때처럼 말도 함부로 못 하니까
친구들 사귀기도 힘이 들어지고 여자친구는 물론...
부럽더라고요 다들 너무
사람들도 잘 사귀고 여자친구도 잘 만나고
섹스같은게 부러웠던 것은 성욕도 성욕이지만
저는 그런 행위를 보면서 도대체 얼마나 여자가 남자를 위해주면
저렇게 할 수가 있을까 그런 게 더 부러웠던 겁니다
나는 안 될 놈인가보다 포기하자 라고 한 7번째쯤 짝사랑을 포기하고
그래 볼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저번 달에는 제가 5년간을 짝사랑한 여자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절망스럽더라고요
나는 누구를 좋아해서 이뤄지는 일이 너무 안 일어나는구나
도대체 내 인생은 언제 행복해지는 거지
얼마 전 대학교를 오랜만에 복학했다가
극심한 우울로 인해 자살시도까지 하고 결국 중도 휴학을 하게 되어
지금은 집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한창 20초반이면 모르겠지만 벌써 이십 중반 넘어가는 나이에
대학교는 4년제인데 2년도 다 못 마친 상태이고
학교를 다시 가기 두려울 정도로 힘이 들고
결국 돈이라도 벌 수단은 있어야 않겠나... 공부도 잘 하니까 공무원이나 해보자
해서 했는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외로워서 미칠 것 같습니다
사실은 학교도 재밌게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나눠 먹고
여행도 다니고. 기타치는 거 좋아하니까 밴드도 잘 해보고 싶었고
대학교 시절의 풋풋한 연애같은 것도 해 보고 싶어서
조금의 기대라도 품고 대학교를 오랜만에 갔었는데
하루하루 지내면 지낼수록 나이 먹은 복학생에
취업 불투명한 학과라는 현실, 동아리는 껴 주지도 않고
울고 싶더라고요 잘 지내고 싶었는데
공무원 원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언제까지 집에서 돈벌레처럼 있을 수도 없어서 빨리 붙고 독립이나 해버리자 생각했습니다
학교 잘 마무리하는 제 동네 오랜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다들 친구들도 여자친구도 잘 사귀고
노력도 나름 잘 해서 학점도 잘 얻은 것 같은데
이딴 사회 부적응자로 태어난 나는
삶의 경험도 그 따위고
일말의 기대조차 할 수가 없는 지옥같은 나날만 보내면서 사는구나 싶습니다
하다못해 내 곁에 당장 있지는 않더라도
가끔 문자라도 전화라도 할 수 있는 가끔은 만날 수도 있는
여자친구가 있더라면 지금 이렇게까지는 힘들지 않을텐데
이런 마음상태로 누굴 만나고
술도 못하고 재미도 없는데 무슨 헌팅을 하고
나이먹은 공시생을 누가 쳐다봐줄까 그리고 공부해야하는데 누굴 만날수가 있냐는 생각이
자꾸 제가 바라는 것과 부딪혀서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현재 주말 알바를 하고 있는데
이 돈을 좀 모아서 그렇게 가기 싫었던 업소를 한번 가볼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첫 사랑과 스킨십을 나누고 싶었던 꿈이
이제는 꿀 수도 없는 나이와 상황으로 깨져버린 것 같아서
돈으로라도 사랑받는 느낌이라도 받아보고 싶고
아마 다녀오면 자괴감에 빠지겠죠
예전부터 상상을 해보면 거의 시나리오는 자괴감에 빠진 후 자살 이거였는데
어쩌면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제 이십대 초반을 바쳐서 대학 공부 말고
해 보고 싶던 일에 도전해 봤는 데 결국은 되질 못 했던게 있는데다
몇 년을 가슴 아파하면서 온갖 노력과 헌신을 다한 여자에게
상처를 받아가며 걷어차인 제 지금 현실이
세상이 진짜 원망스럽습니다
이렇게 살게 할 거면 왜 나를 태어나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안 태어나야 좋았을 사람이 아닐까 요즘 늘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렇게 살 바에야 안 태어났으면
평온하고 좋았을텐데
아무것도 모르고요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보며 위안을 삼으라는 말도
자기를 먼저 사랑할 줄 알으라는 말도
와닿지가 않습니다
태어난 것 자체가 잘못이면
그냥 세상에서 이런 존재 하나쯤 솔직히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는데
나 혼자만 괜히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나라는 존재를.
하찮은 먼지 하나 없어지는 정도인데
그것도 가만히 있는 먼지도 아니고
맨날 힘들다고 울고 땡깡부리는 쓰레기중에 상 쓰레기인데요
아마 세상이 오히려 제발 없어져달라고 하는데
자꾸 괜히 미래를 기대하며
그래도 좀 더 살다보면 나도 좋은 날이 오겠지
정말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만남을 가지고
사람들이랑도 재밌게도 지내보고
가끔은 취미도 여행도 먹고 싶고 하고 싶은 일도
세상에서 보람찬 일들도 즐겁게 해보고 싶다는
이런 바람이
쓸 데 없는 목숨을 구질구질하게 붙잡고 있나 싶습니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눈물나게 아련해지네요
이런 글이라도 적어 올릴 수 있는 홈페이지가 있단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IP : 223.39.130.245
안녕하세요?
"wearjro"님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 고민하다가 제가 닉네임을 바꿔드리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어요. 님의 글을 다 읽고 나니까 ‘파랑새’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파랑새님’이라고 바꿔서 불러 드릴께요.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신 것처럼 파랑새를 찾아서 여기 저기 떠돌았는데 실은 파랑새는 이미 가까운 곳에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다는 내용의 동화책 이야기입니다. 파랑새는 행복을 상징하기도 하고 원하는 것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어쩌면 님께서 이미 갖고 있는데 본인은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님의 능력이나 잠재력일 수도 있구요.
파랑새님의 글을 읽어보니까 파랑새님은 어린 시절 힘든 상황에서도 공부도 열심히 하셨고, 친구들과 잘 적응해서 버텨나가는 방법도 터득하셨고, 비록 짝사랑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도 간직하고 계시고, 너무 멋진 분이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대의 젊음으로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행복하고 싶은 열망도 강하고, 무엇보다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따뜻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요즘은 영악하고 계산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랑도 이해득실을 따지며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5년 간이나 짝사랑을 하셨으면 그동안 마음 고생도 심하셨을텐데 그 사랑을 포기하면서 얼마나 힘드셨어요. 이제는 좀 괜찮아지셨나요? 사랑은 받는 것도 좋지만 줄 수 있는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어서 당장 내일 혹은 한 달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릅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을 뿐인데 조급하게 생각하시지 마세요.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말 대신 ‘태어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시는 순간이 빨리 올 수 있도록 생명의 친구들이 응원합니다.
생명의 친구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