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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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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 올린 간호학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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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1 17: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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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학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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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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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감사드립니다.
상담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이미 지나서 끝나버린 일에 대한 증오를 품고 있는 것은 손해겠지요. 그 여자가 저렇게 이기적이게 저에 대한건 다 잊고 그냥 새로운 연애로 진행하는 것이 상담사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이미 알고 그러는지도 모르겠군요. 아무튼 이제 저렇게 별로인 여자는 자기 인생 살든 말든 신경 안쓰고 저는 저의 앞길을 찾아야겠습니다.
그럼에도 연애, 결혼이 제 인생에 있어서 부정적인 영향만을 끼친다는 생각은 떠나지 않는군요. 물론 그 여자와 연애를 하는 동안은 이 세상의 고통은 다 잊고 있었습니다. 마치 진통제와도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진통제가 그렇듯이 약효가 다 떨어지면 고통이 약 먹기 전이랑 똑같거든요. 그동안 안아파서 좋았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을겁니다. 하지만 연애, 결혼은 타이레놀보다 잃는게 많습니다. 돈, 시간, 감정에너지 등 소비하고 다 끝나고 보면 남는것은 고통 뿐이니까요. 결혼은 잘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흔히 말씀하시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결혼하는 사람중에 누가 '마음에 안들면 이혼하지 뭐'라고 생각합니까? 저희 부모님도 그렇게 생각해서 이혼하지는 않으셨을겁니다.
이렇게 저는 연애, 결혼과 관련이 없다고 단정짓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앞으로 몇십년 사는 것이 외롭게 느껴졌어요. 돈을 벌어도 맛있는거 사먹는거? 그런거 외에 하고싶은 것이 따로 없고.. 그저 간호사가 되서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에 기여하겠다는 막연한 꿈만 있을 뿐 저에게 열정을 부여할만큼 목표가 없어서 더 그런것 같기도 합니다. 상담사님께서 연애문제에 비중을 많이 두어서 답변을 해 주셨는데 사실 저를 힘들게 하는 원인은 이쪽이 더 큽니다. 삶이 외로운 것. 외로운것도 모자라 이런 저런 고통을 받으며 몇 십년을 살아야 하는 것. 그럼에도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됬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글로벌 인턴십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미국에 4개월짜리 간호실습 프로그램으로 나와있습니다. 남들은 제가 성적도 좋고 영어도 똥통학교에서 잘하는 축에 속한다고 해서 그저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만 생각하지 제가 이런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하더군요. 심지어 교수님들 중에서는 제가 약간이라도 힘든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에이 ㅇㅇ이가 어디 나무랄데가 있겠니~ 스스로 잘 하는데 뭐" 하고 주제를 회피하기도 하십니다. 사람은 어느 위치에 있던지 자신만의 고민이 다들 있는것같습니다. 흔히 '더 힘든 사람을 생각하며 위안 삼아라'라고 말씀들 하시는데, 저에게는 힘이 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힘든 것이 저의 행복이 되지는 않거든요.
게시판에 올라온 글 순서대로 자원봉사자들분께 배정이 된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제 저의 글에 답을 해주신 선생님께서 이 글에 답해주실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관리자분께서 보고 계신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IP : 66.172.194.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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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간호를 전공하시는 분이군요...
이전에 작성하신 글과 답변을 보았습니다. 저희 글에 위로를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연애 실패에 대한 고통보다, 외로움으로 인한 고통이 더 크다고 느끼시는군요...
부모님의 이혼과정을 지켜보시면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어려움을 경험하셨을 것 같아요. 그로인해 님이 누군가와 연애를 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봅니다. 그 과정에서 님이 경험한 것들이 어떠셨을까요? 독자였다면, 그러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소화하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만...
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어떤 가정이든 어떤 사람이든, 각자의 고민들이 있는 법입니다. 학과 교수님이 님이 고민을 얘기할라치면 회피하신 것은, 회피 했다기보다는, 누구나 고민이 있는 법이지만 님은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보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동안 님이 학교 생활을 성실히 살아온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특성대로 다릅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인데, 그 다름이 이상하거나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님이 그동안 혼자라서 외롭다기 보다는, 아직은 상처가 있어 누군가를 편히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관계에 대한 왜곡이 있다보니, 어떤 사람을 만나도 편하게 만나기 어려우셨으리라 봅니다. 이성과 만난다 해서 무조건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가 아닌 애매한 관계도 존재하니까요.
외로움은 누구나에게 있고 있을 수 있고, 병원균처럼 없어져야 할 것도 아닙니다. 외로움이 있으니까 누군가를 만나게 되고, 그로 인해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외로울 때 뭔가 스스로 내밀한 작업을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예술작품들이 나왔습니다. 외로움은 외로움으로 존재하고, 그 외로움이 병은 아닙니다.
님은 그 외로움을 힘들게 혼자 들고 있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함께이길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
간호학을 전공하고, 다른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시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계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님에게는 그런 바람이 생기신 걸까요?
님의 외로움은 깊은 울림이 있는 것 같고, 님은 그 외로움을 그대로 두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간호학을 전공하지도, 전공 했다 해도 이렇게 집중하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 님에게 주어진 하루, 4개월 동안 지낼 미국에서의 하루 하루가 님에게 신기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생명의 친구들 올림.
추신:
담당자가 달라 위의 상담은 다른 분이 적으셨습니다. 저는 어제 상담글 올린 상담사입니다. 위에 적어주신 상담사분의 답신에 저도 동감합니다. 한가지 더, 꼭 혼자라서 외로운 건 아닙니다. 그러니 외로움의 주제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상담이 계속 진행되기를 권유합니다. 내면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은 님에게 중요하지만 님의 도움을 받을 무수한 환자들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만나는 많은 이들 속에서 외로움을 보게 될테니까요. 본인의 경험이 그들에게 무엇을 제공할지 안내할 것입니다. 색다른 경험의 미국연수 기간 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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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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