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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76 난 아무데도 어울리지 않았다 2018-06-13 17:12 eurus 61
제 유서의 내용 일부분을 적어보려 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 오랜 시간들을 글에 담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난 이 글을 쓰면서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 난 아무데도 어울리지 않았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겠지만, 난 진짜 아무데도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힘들었다. 처음 자살하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꼬맹이에 불과했던 열한 살 때였다. 그때부터 나에게는 모든 게 벅찼다. 생각해보면 참 오래 참았다 싶다. 지금 가진 것을 가지지 못했던 때도, 훨씬 더 힘들었떤 때도 버텨봤다. 그때는 내게 버틸만한 이유가 된 것도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한 명 뿐이다. 그리고 날 사랑하는 사람도 한 명 뿐이다. 한 명만 있다면, 오직 한 명만으로 충분하다만, 난 왜 여전히 좌절하는 걸까. 초등학교 고학년 꼬맹이는 어느 날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다가 그 문턱에서 그만두었다. 한발 뗄 용기가 없어서였다. 슬퍼할 누군가가 걱정되어서, 살고 싶어서, 아직 하지 못한 게 있어서가 절대 아니었다. 여전히 지금도 용기가 없다. 그래서 내 안식처와 같은 시간을 빼앗기고, 물건을 빼앗기고, 끝없는 고통에 던져진다면. 그리고 그걸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라면 난 기꺼이 용기를 낼 것이다. 생각해보면 애초부터 난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제 때가 온 것이다. 가끔씩은 남을 원망할 때도 있었다. 어째서 나는 이렇게 된 것인지 남 탓을 했다. 내가 이렇게 살아 얻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답을 얻지 못했다. 지옥같은 날들을 지옥같은 곳에서 버텨봤고, 여전히 하고 싶은 것도 꿈도 많다. 이 세상을 등지고 가는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 어느 누군가는 간절히 원할 수도 있는 내 삶을 버리고 가버리는 것. 그러나 나는 날 위한 것이라면 더한 범죄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다.

-A에게 보내는 편지 일부분

내가 이래야만 했던 이유를 묻는다면, 난 오래 전부터 지나치게 밝은 척을 해서 그림자를 키워 갔다고 할 수밖에 없어. 힘들면 힘들수록 행복한 척을 했고, 아프면 아플 수록 멀쩡한 척을 했지.(중략)내가 너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건데. 내가 더 노력해서 너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중3여학생입니다. 외동딸이고, 친구도 많고, 학교생활도 잘 하고, 좋은 남자친구도 사귀고 있는 평범하고도 사교성 있는 학생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대한민국의 사교육을 버터내지 못해 혼자 우울해하며 죽음을 꿈꾸고 있습니다. 제 능력 밖의 일을 강요하는 부모님에게 질릴 대로 질렸습니다. 말도 되지 않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제게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가는 그들에게 질렸고, 이곳에 질렸습니다. 차라리 시한부 인생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내다가 행복하게 죽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계속 살아남을 방법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견디면서 공부하는 기계로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공부하는 기계로, 취업 후에는 일하는 기계로 살아가야만 한다고 말입니다. 저에게 소중한 사람도 생각해 봤습니다. 부모님은 더 이상 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남자친구에게서는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저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앨 좋아하지만 그 사람이 저를 세상에 붙들어 둘 이유가 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저흰 아직 어리고, 진지한 관계라고 볼 수 없으니까요. 친구들이라면, 친구들은 많습니다. 그리고 전 그런 친구들과 함께해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그 친구들에게도 친구들은 많고, 제 죽음에 슬퍼하겠지만 저에게 그들이 가진 의미는 친구 이상이 아닙니다. 가끔은 죽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제 죽음 뒤에 일어날 일들도요. 끊임없이 죽음에 대해 생각해 왔지만 결국 용기가 없어 실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봐도 저보다 훨씬 성적이 좋은 아이들이 상위4퍼센트를 다 차지합니다. 그렇게 하면 전 제 꿈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지금 그 애들을 이기지 못한다면 나중에도 이기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떡할까요.

IP : 221.143.86.31
남기신 님의 글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아직은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에 쓴 유서라고 하니, 무엇이 그렇게 님의 마음을 아프고 힘들게 하는지 궁금하고 염려가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꿈도 많은데 안식처와 같은 시간과 물건을 빼앗겨서 고통이 크군요.
꿈을 이루고 싶은데 역부족이라고 느껴지고 뒤처지는 것 같아 두려움이 죽음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네요.

님이 안식처처럼 느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님이 원하는 꿈을 이룬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그 때는 마음의 충족감을 느끼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느껴지겠네요.
상상만 해도 즐거울 것 같아요.

그런데 님,
님이 원하는 시간과 꿈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요?
님이 행복함을 느낄 수 없다면 그로인해 죽음까지도 생각하게 한다면 의미가 있는 것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님이 맞바꾸고 싶은 시한부 삶을 저의 친한 동료의 어린 아들이 겪고 있어 님의 고통이 어떠할지 조심히 짐작은 해보게 되지만, 죽음과 같은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겨내려는 아들과 그런 아들을 지켜보는 엄마의 아픔은 어떠할 지 짐작만으로도 미어지는 통증이 가슴을 저미는 것 같은 저로서는 비교하거나 부러워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아 님이 그런 마음을 접어주기를 바랍니다.

지금은 많이 지쳐있는 것 같아요.
너무 안 되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잘 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응원을 해주세요.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응원을 정작 우리는 자신에게 안 해주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지금 포기하기에는 너무 이른 때입니다.
오히려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무궁무진한 시기이죠.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생명의 친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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