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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18 죽고싶은데 무섭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외로워요.. 공허해요. 2018-07-05 18:16 삶의의미 174
전 정말.. 여러가지 문제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글쓰기도 민망할 정도네요..

전 엄마랑 저 이렇게 두 식구 사는데요.
제가 초등학교 1학년때 아빠가 교통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 혼자 일하시면서 저를 키워 주셨어요.
엄마 아빠 두분다 주당끼리 만나 술때문에 어렸을때 부부싸움도 많이 했고 저도 아빠한테 많이 맞고 자랐고요.
그래서 저는 아빠를 싫어했고 엄마만 좋아했고 그랬어요.
엄마는 혼자 저 키우면서 긴 세월 술로 힘겨움을 달래다가 지금은 알콜중독 이에요.
어려서부터 주눅 들며 자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밝은 성격이지만 내향적이에요.
중학생때 성 정체성 혼란을 겪고 부정하며 지내다가. 23살에 처음 동성 연인을 사귀었어요. 동성애자 입니다.
저는 비행한적 없이 제가 좋아하는 그림 그리면서 제 특기 살려서 4년제 명문대에 진학 했는데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1학년만 마치고 자퇴하고 바로 전공 관련 일을 시작했어요.
그당시 엄마는 식당이나 파출부 일을 조금씩 해왔었는데 제가 일한 이후로는 드물게 하거나 거의 안하고
술을 더 많이 먹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가계에 빚도 있고, 제 월급이 많은 편도 아니라 빚 값는데 쓰고 생활비로 쓰고 해서 여유롭지 않았어요. 가진 재산도 없어서 다달이 월세 내기도 버거웠었어요. 그렇게 몇년 살면서 저도 힘이 들더라고요.
저는 학업을 마치고 싶었는데 하지 못한게 가슴에 남았어요. 엄마는 술을 계속 마셨고 그렇게 자주 싸웠어요.
술 문제로. 처음에는 애원하고, 부탁하고, 매달리고, 울고 그랬는데 나중에는 제가 죽는다고 칼로 목에대고 술 또마시면 죽을꺼라니까 엄마가 저한테 죽어버리라고 했어요. 그때 처음 세상에 혼자 남은 기분이 들었어요.
나는 왜 사는지에 대해 우울할때 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하는거 같아요.
정말 죽을까 싶어 칼을 쥔 손에 힘을 꽉 줬는데 무섭고 아까웠어요. 저는 제가 하고싶은게 많은데요. 그림 그리는거.. 그걸 다 못하고 지금 죽는다고 생각 하니까 아까웠어요. 제 재능이..

그러다가 정말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엄마를 정신병원에 있는 알콜 센터에 강제 입원 시켰었어요.
그런데 3일 후 첫 면회를 갔다가 마음이 약해져서 퇴원을 바로 시켰어요. 넉넉하지 않은 형편도 그랬지만 엄마가 안먹겠다고 말하고 믿고싶었고 그때 당시엔 정말 알콜 중독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던거 같아요.
그런데 나중엔 술먹고 취해서 병원에 강제입원한 얘기를 하며 저에게 죄책감을 줬어요.
저도 죄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부분을 바로 말하더라고요.

그렇게 몇개월 술끊으면 그렇게 살고, 다시 술 몇달 먹으면 싸우고 살고 시간이 지나서..
알콜 병원에 또 입원도 했었고 그런식으로 살았어요.
엄마가 술을 끊으면 또 2-3개월 끊긴 했거든요. 그런 행동을 안 믿어야지 했다가도
저도 의지할곳이 없고 엄마가 정상적인 모습이 되면 성격도 세지고 해서 믿어지게 됐어요.
그렇게 업 다운을 하며 살았는데
엄마가 구강암 4기 판정을 받았어요. 담배도 피거든요.
그동안 벌었던 돈 다해서 수술을 잘 받았고 조금 살만해 지니까 다시 또 술을 먹기 시작했어요.
저는 제 인생 제 삶의 모든걸 엄마가 술을 먹냐 안먹냐에 따라 기분이 조절 됐는데.
저는 그렇게 엄마를 살리고 싶고 제대로 된 삶 살고싶어서 바둥치면 엄마는 그냥 술만 마셨어요. 죽다 살아나도 술만 마셨어요.
그러다가 하루는 제가 엄마를 때렸어요. 처음 때렸을때는 당장 죽고싶고 엄마한테 너무 미안했는데
나중에는 분노 조절이 안됐어요. 말이 안통하고 답답하면 미친듯이 화가나서 손을 올렸어요.
정말 큰일이 날거같아서 제가 집을 뛰쳐나와 지금은 따로 사는데..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어요.
저도 나이가 들어가고 몸도 하나둘 아픈곳이 생겼어요.
일찍 일을 시작해서 경력이 있지만 지금 재취업이 몇달째 안되고 있으니 학업을 다 못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고. 하는게 없으니 너무 불안하고 자괴감이 들고 그런데 매일 무기력하게 집에만 있어요.
가진게 없는 기분이라 쓸쓸하고 외로워요. 살면서 이런 고민 털어둘곳이 없었어요. 친구들에게 말하면 그때 뿐이었어요. 친구들이 말하면 공감해 주지만 사실 이런 문제를 겪은게 아니라 잘 모르고.. 제게 필요한건 가족 이거든요 의지 할 만한 기댈수있는... 정상적인.. 그래서 친구들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제일 공허했어요.
우리 가족은 그랬어요. 제가 어릴때 엄마는 돈버느라 치열했고 제가 커서 저도 돈버느라 치열했어요.
지금 제가 동성애자로 사는것도 싫고, 이런 삶 사는것도 싫어요.

엄마를 요양원이나 알콜 센터에 다시 입원 해야 한다는거 알겠고.. 해야지 싶다가도 다 무슨소용인가 싶어요..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쓴거 같아서 쉬고만 싶어요, 그만 생각하고싶고, 이러다 엄마가 죽으면 저도 끝날거 같아요.

동성애자라 결혼은 하지 않을거에요. 아직 평생 같이할 사람을 만난건 아니라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잘 모르지만, 예전부터 일찍 죽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자주 삶을 포기하고싶어집니다.
점점 극단적이어 지고..

저는 제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렇게 사는지 모르겠어요..
너무 힘이 듭니다..

전 답이 없죠?



IP : 120.50.66.108
답이 없긴요. 읽어보니 의미님이 잘못한 부분은 별로 없네요.
병원에 입원시킨 죄책감이요? 물론 이해는 합니다만 죄책감을 가지게 했다는 게 더더욱 어머니의 잘못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의미님이 동성애자가 된 것도 잘못은 없습니다. 성적지향과 선호는 자신의 결정권에 있을 뿐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소수이기 때문에 힘든 결정이었다는 것을 본인도 알 것입니다. 그래도 잘못한 건 없습니다. 어깨 펴세요.

제가 보는 입장에서 보이는 잘못은 어머니와의 심리적인 분리가 안 돼있다는 점입니다. 엄마가 죽으면 의미님도 끝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 두 사람이 지내와서 남다른 유대감을 가진 것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알코올 중독을 가지지않은 어머니와 평생을 둘이서 살았다고 가정하면 어머니와 심적으로 분리되는 것이 지금처럼 어려웠을까요?

제가 드리는 말씀은 어머니의 알코올 문제와 그에 따른 거친 표출이 결과적으로는 두 사람의 구분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그러한 점이 다 그런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래서 더 일찍 심각한 분리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게 되면 서로 병적인 연결이 일어나게 됩니다. 중독자 가족에게 제일 많이 고려되는 심리 주제가 상호의존(codependence)입니다. 중독자와 가족 사이의 연결의 끈은 그렇게 징하게 질기게 연결되고 수만번의 상처로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심리적인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렵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지요. 그래서 더 결심도 잘 하시고, 막연한 분리보다 훈련된 자세로 검증된 방식으로 분리를 시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개인상담을 권합니다. 쉽게 말하면 코치를 받아가며 실천하는 것입니다.

거리감을 유지하세요. 따로 사실 수 있다면 권장합니다. 어떻게 될지 몰라서 안 된다고 생각하면 분리가 안 된 것임을 확인하는 셈입니다. 꼭 옆에 있는 것보다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확인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아버지를 싫어하는 마음은... 좀 어려운 일이지만 마음에서 내려놓은 훈련을 해주세요. 아버지는 이미 돌아가셨잖아요. 영화에서 본 악역처럼 생각하실 수 있어야 합니다. 용서라는 단어까지는 저는 쓰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미움을 품으면 그 미움은 자신에게 영향을 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혹시나하여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스스로를 갉아먹는 생각들과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이미지 하나는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심리적 비중이 높을수록 평소에도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판단에 영향을 줍니다. 대개는 이러한 부분을 심리상담에서 말로 풀어내면서 마음을 정돈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런 기회를 가지면서 부단히 자신 안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가진 어려움을 털어내며 소박한 기쁨과 행복 속에 머무는 자신을 발견해나가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생명의친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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