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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18 가족이 싫어요 미래가 안 보여요 2020-07-18 01:50 ㄷㅋ 56
중학생인데요.
얼마 전 시험이 끝났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부터 폭언도 많이 듣고 그래서 멘탈 되게 쎄고 정신적으로도 약하지 않아요. 근데 요즘 조금씩 무너져가는 것 같아요.
기말고사 두 번째 날에 예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와서 친구랑 걷다가 집에 들어가서 10분 정도 누워 있었는데 엄마가 방문을 쾅 열고 들어와서 시험 점수를 묻더라고요. 안 말했더니 학생의 본분은 공부인데 쳐 자고 있으니 저 꼬라지라면서 뭐라고 하길래 학생의 본분 좀 그만 말하라고 한 마디 했거든요. 그래서 좀 싸웠는데, 제가 방에 들어가서 '그래도 오늘 걸어서 기분이 좋다.' 라고 말했어요. 근데 그 '기분이'라는 걸 기모찌라는 비속어로 알아들은 엄마가 방문을 발로 차고 들어와서 '항상 여자가 뭐니 그렇게 말하지 말라느니 그러더니, 네가 그렇게 싫어하던 남자처럼 기모찌거리고 앉아 있네. 너 꼴페미야?' 이러시더라고요. 저희 엄마께서 좀 가부장적..이라고 해야 하나 약간 남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자연스럽게 양성평등을 주장할 수밖에 없었고요. 근데 꼴페미라고 하셨어요. 페미니스트는 맞아서 딱히 상처받거나 그렇진 않았는데, 같은 여자 그것도 엄마한테 그런 말 들을 줄은 몰랐어요. 저를 컴퓨터 충전기로 때리고 밀치고 달력까지 던지려고 하길래, 그거 사과하라고 몇 마디 했더니 그래 그건 미안해. 이렇게 한 마디 하고 문 쾅 닫고 나가서 자기가 울던데요... 아빠가 집에 와서 그거 보고 저한테 또 뭐라고 했었어요.
그게 7월 14일 일이에요. 별 감흥은 없는 것 같은데, 은근히 짜증나요. 너무 이 집에 살기가 싫어요. 오늘은 대치동 학원을 가라고 해서 가기 싫다고 했더니, 제가 재밌게 다니던 미술학원을 끊고 컴퓨터도 압수할 거고, 그때 제가 집에서 5시간씩 수학을 공부하면 학원 안 다니게 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그거 듣고 진짜 왜 사나 싶었어요. 그 정도면 그냥 공부만 하라는 건가 싶어요. 그냥 죽을 것 같아요. 아니... 막 죽을거같다 그런 건 아닌데 그냥 떨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아빠가 저한테도 뭐라고 하다가 엄마한테 그만하라고 소리도 질렀는데 엄마는 계속 짜증난다는 듯이 가라고 하고. 그걸 동생이 다 보고 있었어요. 누워서. 그럴 수 있죠 그럴 수 있는데 그거 똑같이 닮으면 어떡해요? 집에서 내 편이 없는데 아직 11살인 남동생까지 그딴 것만 보고 배우면 걔 컸을 때 전 무슨 취급을 받을지 너무 뻔해요. 매일매일 내가 엄마한테 맞고 욕 처먹는 것만 보고, 심지어 엄마가 매를 가져오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나 때리라고 장난감 하키스틱 가져오던 앤데 여기서 더 가면 어떡해요? 제가 왜 사는지를 모르겠어요. 살아지긴 살아지고 시간은 빨리 가긴 가는데 정작 그 안에서 제가 하는 게 없어요. 있긴 한데, 모르겠어요. 기말 공부하라고 엄마가 독서실을 끊어줘서 가 보기도 했는데, 정작 그 안에서 공부를 하긴 했나 싶어요. 안 한 것 같아요. 한 게 없어요. 언제부터 정신상태가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영문법도 열심히 했는데, 시험 본 것 중에 두 번째로 망했어요. 뭐가 문제일까요? 유치원 때부터 엄마랑 아빠를 싫어했는데, 이제 진짜 죽여 버리고 싶어요. 그냥 돈 다 들고 나가고 싶어요. 동생이고 나발이고 사실 별 정도 없고 의미도 없는데 왜 이 집에 사는지 모르겠어요. 친구가 있는데 제가 이런 얘기를 너무 많이 하면 걔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제가 여기게 될까봐 이런 얘기는 많이 못해요. 걔한테 너무 미안해요. 이미 얘기하고 와서 여기 다시 쓰는 건데, 후회돼요. 그냥 떨어지고 싶어요. 엄마랑 아빠 유전자 중에 받은 건 거지같은 성격이랑 말본새 두 개밖에 없는데, 정작 자기들이 물려줬으면서 이걸 쓰면 뭐라고 해요. 줄 거면 제대로 주지 왜 이딴 걸 줬지? 애초에 절 왜 낳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는 게 없어요. 엄마가 저보고 학습 능력이 떨어지냐고 많이 말했는데, 맞는 것 같아요. 학습 능력도 떨어지고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재능도 얼굴도 키도 가진 게 없는데 도대체 뭘 위해 살아요? 공부는 할 줄만 알지, 잘하지도 못해요.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하기도 싫어요. 부모는 조선시대 사람 같아요. 생각이 틀에 처박혀 있으면서, 그걸 강요하면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조선시대 사람보다 보수적일지도 몰라요. 거지같아요. 인터넷에 나오는 대로 동맥이나 식칼로 쳐 찌르고 욕조에 들어가서 자려고 노력하면 어느새 죽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수면제 성분을 하나하나 분석해야 해도 괜찮으니까 뭘 먹어서 좀 죽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또 부모가 개소리를 할 텐데 이제 뭐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어요. 생각이 안 나요. 머리에 뭐가 들었는지를 모르겠어요. 그냥 좀 편하게 죽게 하면 안 되나? 누가 교통사고 한 번만 내 줬으면 좋겠어요. 가족을 다 죽이든, 나를 죽이든 좀 해 줬으면 좋겠어요. 가족이 너무 싫어요. 끔찍해요. 답답해요. 숨이 안 쉬어질 것 같아요. 아까 손으로 목을 엄청 세게 졸라봤는데, 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라고요. 신기했어요. 아프든 말든 상관없으니까 좀 죽고 싶네요. 가족이 이 말을 들으면 뭐라고 말할지 모르겠는데, 너무 그지같으니까 제발 죽어줬으면 좋겠어요. 전 정신병자일까요? 진짜로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멍청한 걸까요? 저는 뭐고 누구일까요? 점점 내가 어딘가로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미 사라져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정신과에 가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마디만 해 주세요.

IP : 58.143.80.17
생명의 친구들입니다.

이번 한주는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가요?
시험이 끝나고 약간의 휴식 시간을 가졌는지 궁금하네요.
주위를 보니 코로나로 학교 등교, 수업이 전처럼 진행되지않은채 시험을 보게 되어
많이들 어수선하고 힘들어하더라구요.
부모님께서 공부하고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은 성적위주, 학벌위주로 성공을 평가받았을 거예요. 지금은 직업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좋은대학,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성공이라 말하는 시대가 아니고 오히려 자기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가 행복의 기준이 되었지요.
부모님께서는 본인들이 생각하시는 성공에 대한 기준을 버리기 쉽지 않으실거예요.
그렇게 열심히 살아오셨기에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것이 님을 돕는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이라 생각하실듯 합니다.
님께서 원하는 진로나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좀 더 고민해보시고, 그것들을 위한 계획을 잘 세워보신 후 부모님께 님의 준비된 계획을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곳에 남겨주신 글을 읽어보면 자신의 생각이나 원하는 부분에 대해 꽤 잘 설명하고 감정적이 부분도 잘 표현하시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것이 님이 가진 장점이라 생각하고 부모님과의 대화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았구요.

이번 학기 잘 마무리하며 지내길 생명의 친구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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