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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98 악몽 2021-01-22 22:57 여학생 49
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으로 이 곳에 글 써요.
저는 그냥 학생이구요... 어떤 특정한 일 거의 1년 되가는 일인데
이상하게도 계속 악몽을 꿔서 이야기 드려요.
제가 무슨 교통사고나 트라우마 겪을 큰 일을 당한 것 아닌데
악몽을 꾸는 건지 모르겠어요.

뭐 제 입장에서는 그냥 짜증나는 일이었지만
이게 계속 악몽에 나오니까 불쾌하고 힘들기도 해서요.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원래 뉴질랜드에 살고 있어요.
벌써 산 지 거의 5년 다 되가죠.
작년 12월에 뉴질랜드에서 10학년 (고1)을 마치고
방학이라서 한국에 왔어요. 늘 겨울마다 오는 한국이고
이번에도 설레는 마음으로 왔는데...

한국에 오고 얼마 안 있어서 한국에 있는 친구가 연락을 해온 거에요.
자기 학교에서 댄스 경연대회가 열리는데 거기 객원멤버로
좀 참여해줄 수 없냐는 말이었어요.
규칙을 보니 각 팀마다 한 사람을 외부에서 불러와도
된다는 규칙이 있었고 저도 그걸 듣고 오랜만에 춤도 춰볼겸 가겠다고 했죠.
나중에 알고 봤더니 다른 팀들은 객원멤버를 쓰지 않았더라구요. 좀 이상했지만...

그래서 어쨌든 그 친구가 다니는 학교에 직접 가서 연습을 하게 되었고
제가 몰랐던 친구들하고도 춤 연습 하면서 서로 친해지게 되었어요.
연습 4일째 되던 날 학교에서 대회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들어오셨는데
저한테 "네가 객원멤버니 이 팀에?" 라고 물으셔서 "네" 라고 대답했는데
"음... 도움이 될까 모르겠다" 라고 말씀하시는 거에요.
그 때부터 약간 불쾌한 마음이 들어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어느 날에는 밤 한 8시 정도에 연습을 하고 있었어요.
개인 연습, 또 단체로 맞춰보는 것도 막 같이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스피커로 "안내 말씀 드립니다. 이번 댄스경연대회 참가팀 소속 *주* 학생.
*주* 학생은 지금 1학년 교무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안내방송이 들리는 거에요. 친구들이 "뭐야 널 왜 부르지?" 라고 해서 저도
이상하다며 일단 갔다오겠다고 하고 체육관을 나섰습니다.

제가 학교 내부를 모르다보니까 좀 헤메면서 갔고 체육관이 있는
제2별관에서 교무실 있는 본관까지 걸어가면서 2학년 교실을 걸어가고 있는데
다시 안내방송이 나왔어요.
"안내 말씀 드립니다. 댄스경연대회 참가팀 소속 *주* 학생. *주* 학생.
*주* 학생은 지금 1학년 교무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이런 식으로 2~3번 방송이 나오는 거에요.
불 다 꺼진 학교에서 혼자 걸어가는 데 이런 방송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하기도 약간 나쁘기도 했어요.

1학년 교무실에 가보니까 그 때 만났던 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는 거에요.
선생님이 본인 소개를 하시면서 선생님이 댄스부 담당하시는 선생님이고
"뉴질랜드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라면서 다른 애들은 다 한번씩 면담을 했다며
저는 외부 학생이다보니 따로 늦게 면담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지난 번에 안 좋은 인상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가고 싶지 않았어요.

선생님은 대화를 이어가시면서 저를 무시하고,
비웃는 듯한 뉘앙스로 교묘히 저를 공격하셨어요.
"뉴질랜드에서 춤을 춰보긴 했니?" "너 때문에 우리 애들 피해가면 안 되잖아?" "안무 연습은 어느 정도 됐니?
솔직히 외우지도 못했지?" "이번에 연습하는 거 봤는데 안무 따라가는 것부터가 문제인데" 등...
다 제 마음을 긁는 말들 뿐이었어요. 저는 그래도 예의를 차린다고
"네" "죄송합니다"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그 부분은 더 하면 돼요" 처럼...
공손하게 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때 선생님이 저에게 "잘할 자신 있지? 그냥 잘 녹아들어서 튀지 말고" 라고 하셨고 저는 그 말에 약간 자존심이 상해서 "선생님, 저는 제 스타일대로 잘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걱정 안하셔도 돼요" 라고 말대답을 했는데 선생님이 "참, 내가 이제 17살한테 말대답을 듣네. 너희들 최종적으로 안무 점검할 때 내가 갈건데, 그 때 한번 보자. 넌 객원멤버라는 걸 명심해. 못하면 그냥 아웃이야." 라고 화난 표정을 지으시고 가라고 하셨어요.
굉장히 기분이 나빴고 한, 두번 본 사람한테 함부로 저런 말을 하는 선생님도 참 원망스러웠어요.
또 한편으로는 어차피 난 이 학교 학생도 아니고, 그냥 댄스 끝날 때까지만 참자 라고 생각하고 그냥 무시했어요.

그렇게 연습을 하면서 지내다가 최종점검 날 선생님이 오셨는데
역시 예상대로 저에게 "야, 너 춤 똑바로 해!" "다리를 제대로 펴야지" "그렇게 뻣뻣해서 어쩌자는 거야?" "춤이 확 깨보이네, 한 사람 때문에." "너 때문에 다 피해보는 거야" 등...
선생님이 점검이 끝나고 "이 팀은 좀 손 좀 봐야 돼. 이게 뭐야?" 라고 말하면서 "그러니까 영입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잖아" 이런 말도 하시더라구요.
저는 결국 못 참고 폭발해서 선생님한테 "선생님,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진짜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라고 소리를 쳤고 선생님은 "너 지금 뭐라고 했니?" 하면서 말다툼을 시작했어요. 제가 선생님한테 "선생님은 교사로서 학생한테 왜 그렇게 이야기하세요?" 라고 막 따졌고 선생님은 "너 같이 예의 없는 애 처음 본다 기가 막혀!" 라면서 그냥 나가버리셨어요.
애들이 저한테 "참아 주*아, 참아" 라고 얘기했고 저는 "저딴 게 무슨 선생이라고!" 라고 소리치면서 울었어요.

그렇게 저는 댄스대회를 마쳤고
그 선생님이 보고 있었는데 저는 그 선생님 보라고 더 강하게, 더 열정적으로 춤을 췄어요.
애들도 "오늘 주*가 다 죽였어" 라면서 엄청 저를 칭찬해주었죠.
그렇게 저는 좋은 추억들을 남기고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런데 그 이후부터 약간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어요.
악몽을 꾸는데... 악몽도 정말 똑같은 패턴으로 꿔요.
정말 아무도 없는 검은색 공간에서 들었던 안내방송 "*주* 학생. *주* 학생은 1학년 교무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듣고 그 선생님과 제가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리고
댄스대회에서 제가 춤을 추다가 다리찢기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때 미끄러져서 "악!" 라고 소리를 지르며 무대 위로 떨어지면서 저도 같이 깨어나요.
이런 악몽을 자주 꾸는 건 아닌데 꿀 때마다 항상 이 패턴으로 나와서 조금 이상하더라구요.

처음에는 그 때 일에 아직도 짜증이 나있나 생각했지만
점점 생각해보니 이상해요 느낌이...
왜 아직도 그 때 꿈을 꾸는 건지.

왜 이럴까요 진짜

IP : 106.102.11.182
글을 읽으며 마치 제가 댄스팀원중의 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큰 일이 아니었다고 하시지만, 1년이나 지난 일을 이리도 상세하게 기억하고 기술하시는 것을 보면 주
*님의 머리나 마음 속에 작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겨울방학이라 한국에 와 있는 동안 친구의 부탁으로 댄스 경연의 객원멤버로 참여하게 되셨군요. 규정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었지만 다른 팀에는 멤버가 없어서 다소 이상하게 느껴지시기도 했구요.
저라면 다른 팀에 객원멤버도 없고 얼굴을 잘 모르는 멤버도 있어 위축되어서 평소의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주*님은 춤 연습도 열심히 하시고 새로운 친구들과도 빠르게 친해지셨네요.
아마 그런 주*님의 성격이나 능력을 친구분이 잘 알고 있었기에 잠시만 한국에 머무르는 건데도 객원멤버로 초대했겠지요.

멤버들과 어울리는 것이나 춤 연습은 잘 해나가셨는데, 댄스부 담당 교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셨네요.
처음부터 담당 교사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연습 중에 갑작스럽게 혼자 교무실에 불려가서 무시하고 공격받는 것같은 상황에 놓이셨구요.
그래도 불쾌함이나 원망스러운 마음을 참았는데, 최종점검일에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들이 폭발하여 교사와 다투셨군요. 소리치고 울 정도였다니 그동안 쌓여있던 원망과 억울한 마음들이 얼마나 크셨던 걸까요.

하지만 주*님은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오히려 더 열심히 춤을 추어서 친구들에게 칭찬을 받으며 댄스대회를 잘 마쳤습니다.
스스로도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하실 정도로요.

그런데 그 이후로 담당 교사에게 불려갔던 장면이나 다투는 장면, 실제로 있지 않았던 무대 위로 떨어지는 장면들이 꿈으로 나타나네요.
악몽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보면 꿈을 꿀 때 불쾌한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그 일로 여전히 짜증이 나 있나 하고 생각하셨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느낌이 이상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 궁금해요.
그 꿈을 꾸는 것이 주*님께 어떤 마음이나 생각을 불러 일으키나요?
여전히 화가 나는지, 아니면 섭섭한지, 억울한지, 또는 슬픈지요.
댄스대회는 좋은 추억이라고 하셨는데, 댄스반 담당 교사와 다툰 일은 주*님께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만일 그 교사를 꿈에서 다시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

글로만 당시의 상황들을 이해하여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주*님께 댄스대회 당시의 일은 많은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었던 것 같습니다.
큰 일이 아니더라도 나를 자꾸 붙잡고 떠올리게 하는 일이 있다면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괜찮다고 했지만 나에게 상처가 된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내가 생각지 않았던 다른 사람이나 다른 사건과 연결되어 혼란스러운 것인지, 그렇게 살펴본 후에도 별 일이 아니면 그 때는 미련없이 훌훌 털어버리면 되구요.
다시 꿈을 꾸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청소년은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무료 상담을 받으실 수 있으니 지금 한국에 계시다면 청소년상담센터에서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댄스반 담당 교사와 비슷한 성인과 직접 상담을 하다보면 당시의 생각이나 감정이 더 생생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홀로 고민할 때보다 분명해지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오프라인 상담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 상담 이용도 가능하니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cyber1388.kr/

물론, 저희 생명의 친구들도 항상 열려있으니 본 게시판을 이용해서 당시의 상황이나 생각, 감정들을 함께 살피시는 것도 좋습니다.

게시판 항상 열어두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주*님의 글을 읽으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나 자신의 책임을 다 하고 끝까지 해내는 투지 넘치는 태도, 또한 자신이 겪은 일을 섬세하게 풀어내는 글쓰기 역량 까지 많은 부분에서 감탄하였습니다.

어떤 다툼이든, 악몽이든, 주*님과 주*님이 가지신 것들이 그것들보다 분명 크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1년 뒤에는 댄스대회에 대해, 지금의 악몽에 대해 또 어떻게 기억하고 말씀하게 되실지 같이 한번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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