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너무 무서워요. 종교집회에 가기싫다고 했더니 아빠가 너는 미성년자니까 싫든 좋든 부모에게 순종해야 한댔어요. 그 말을 몇 년째 잊지 않고 성인이 되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충격적인 글을 본거에요. 무교인 남자친구랑 결혼하는데 부모님이 결혼식에 가지 않겠다고 한거. 더이상 집회를 나가지 않는다고 해도 넌 지금 그 종교사람이니까 그래서는 안되고 부모라도 동조할 수 없다고.
우리 부모님도 엄청 독실해요. 그럼 난 태어난 순간부터 억지로 종교사람이 됐고, 돌이킬 수도 없는데 집회에 나가지 않게 되도 평생 죽을때까지 매여 살아야하는걸까요. 아예 제명 당하면 종교 수칙상 어떤 가족도 말을 걸거나 전화도 하면 안되요. 종교로 돌아오기전까진 만나줘서도 안되요. 나는 아무런 능력이 없고 부모님한테 기대지 않고도 혼자 잘 살 수 있는 많은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같은 종교가 아닌 이상 누구랑 결혼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집회만 가면 거기서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가 혐오스럽고, 그들의 잡지가 너무 역겹고 듣기 힘들어요. 아니 괴로워요. 모른척 앉아있는것도 이젠 못하고 정신병 걸릴것 같아요. 종교 밖에서 살 방법도 없는데 안에서 사는것도 미치겠어요. 성인만 되면, 적어도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 그래도 탈출해볼만하다고 생각했는데..저 글대로라면 나는 종교사람으로 살았으니 평생 밖의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없잖아요. 평생..나는 아직 학생이고 그럼 남은 시간이 너무 많은데, 그 시간이 전부 괴로운 시간 아니에요? 죽으면 정말 다 끝날텐데. 이 종교는 자녀에게 너무 강요해서 자살하게 만들 정도라는 프레임도 씌울 수 있을텐데. 지금 죽는거 말고 방법이 생각 안나요..도망칠 곳이 없어요..이 나이면 학업 때문에, 왕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텐데 종교 때문에 이런걸 고민하는 내 처지가 너무 웃기고 믿기지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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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한파에 몸이 제대로 움츠려드네요.
감출 수 있는 한 모두 덮고 추위를 막아보려 애쓰는 우리네와 달리 앙상한 가지 위로 볼록 솟아올라 당당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목련 꽃봉오리가 반가운 하루였습니다.
해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기특합니다.
님은 오늘 하루 어떠셨는지요.
부모님 신앙을 님에게 강요하여 탈출하고 싶을 정도로 괴롭고 힘들어 하고 있군요.
심지어 믿지 않는 가족과는 관계도 끊어버려야 하는 종교라니 두려움이 크겠습니다.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고 싶어 믿음을 갖고자 애를 많이 썼는데도 오히려 혐오스럽고 역겹기까지 한다니 더욱 혼란스럽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왔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님,
님의 가족들은 부모님처럼 모두 같은 신앙을 갖고 있는지요?
부모님 외에 형제들이나 친지 중 님의 생각과 고충을 털어놓고 해결 방안에 대해 상의해 본적은 없었는지 궁금하네요.
강요된 신앙으로 님이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느껴지기까지 그동안 님이 바라는 변화를 위해 님이 생각하거나 시도한 것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었을까요?
함께 나누어 보며 님의 고충을 덜어내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담임선생님이나 학교 위클래스 상담실, 혹은 가까운 곳에 누군가의 도움을 청할 대상을 찾아보시고 적절한 대상이 없다면 여기 다시 찾아주세요.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시고 힘내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