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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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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기 좋은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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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2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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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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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달전쯤에 똑같은 제목으로 글을 올렸었는데 다시오게 되었네요.
그 때는 그래도 밥도먹고 잠도 좀 피곤하긴해도 잘 수 있었는데 지금은 며칠째 계속 뜬 눈과 식욕도 없고 억지로 먹어도 토하기만 하고 하루종일 자살생각 밖에 안 하고 있어요.
그렇게 좋아하고 갖고싶어했던 그 사람들도 짐덩이 처럼 느껴지네요.
제자신이 숨만 붙어있는 시체같아요.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제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제 자신을 묶어놨던 수 많은 감정들도 기억들도 전부 외면하고 도망가고싶고 이겨내보겠다고 이것저것 해보는데도 기분이 전혀 나아지지도 않으니 부모님과의 갈등도 심해지고 있어요.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상담도 시켜주고 병원도 데려다줬는데 뭐가 그렇게 힘드냐 밖에서 일 하고 오는 사람도 있는데 하루종일 집구석에서 잉여짓이나 하면서 뭐가 그렇게 힘드냐 하시네요.
맞아요 부모님이 상담도 받게 해주시고 병원도 가게 해주셨던건 맞아요.
하지만 그건 잠깐뿐이었고 상담선생님이나 의사선생님이 제가 잘못한점을 찝어주시면 웃으면서 그렇죠? 얘가 이렇게 이상한애에요 하다가도 부모님한테 조금이라도 싫은소리를 하면 바로 태도가 돌변하면서 진짜 입에도 담지못할 욕설이나 인신공격을 하셨어요. 예를 들자면 내 자식은 내가 제일 잘 안다 당신이 뭔데 나한테 명령질이냐 당신 돈벌어 먹으려고 멀쩡한애 병있다 몰아가는거 아니냐 등등. 제가 대신 죄송하다고 사과하다가 한번은 말이 너무 심한거 같다고 선생님한테 당장 사과드리라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왜 부모편을 안 들고 생판남인 선생님편을 들어? 니가 그러고도 내 딸이야? 이러시더군요.
그런일이 있을때마다 아 내가 살아있어서 도와주겠다고 손 내민 사람들이 상처받는 구나.
나 같은 쓰레기는 치료를 받을자격도 없어 라는 생각과 죄책감 때문에 약물도 상담치료도 제 맘대로 그만둬버렸어요.
제가 왜 죽고싶어 하는지 생각해보니 내가 이렇게 되버린건 모두 내 잘못이고 내가 싼 똥은 내가 치워야한다 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항상 부모님이 너 때문에 탄탄대로였던 내 인생이 시궁창으로 변해버렸다 그러셨는데 맞는말이에요.
제가 태어남으로 인해서 상처받은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가고싶어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느낄수 도 없는 그 상태로.
IP : 112.151.28.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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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닉네임을 ㅇㅅㅇ 라고 적으셨는데 모양으로 입력하신건지 이니셜인지 궁금해요.
제가 자음으로 고려해서 답글을 쓰는 잠시동안 님을 오세요 님이라고 부를게요. 님에게 삶의 의미가 가치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봅니다.
오세요님의 지난 글을 찾아보니 지난 상담글은 독백조로 적어주셨는데 이번에는 제게 말씀하시는 문체로 적어주셨네요. 제게 말을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상담글을 보니 특정 아이돌을 좋아하시네요.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싶은 만큼. 그런데 이젠 짐으로 여겨신다고 하시네요.
치료는 오래 유지할수록 좋아요. 잠시의 효과는 별로 없고 치료 중에 좋아지는 만큼 나빠지는 경우도 많이 겪는답니다. 그 들쑥날쑥한 기회를 가져가면서 치료를 이어가야 보다 안정적인 자기 틀을 찾아갈 수 있어요. 사람들이 상처받는다는 느낌으로 치료를 중단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계속 치료를 유지해주세요. 말씀하신대로라면, 치료는 가급적 부모님과 연결하여 받지는 마시고, 오세요님 개인적으로 치료자와 관계를 유지하세요.
잘 생각해보니 이 모든 게 내 잘못이라서 죽고싶은 것이라고 하셨는데, 적절한 논리와 결론은 아닐 거에요. 어떻게 모든 게 내 잘못일 수 있겠어요. 극단적인 생각에 따른 결론이라고 판단합니다. 그런 극단성이 감정에도 있다고 여겨집니다. 기분이 좋거나 아니면 바닥이거나 둘 중 하나이고, 어중간한 중간 감정을 지니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 어중간한 중간 상태의 감정이 좀 더 많아져야 안정적이 되거든요.
수동공격성이라는 표현을 심리용어로 씁니다. 수동공격성은 타인에 대한 분노를 직접적인 화로 드러내지 않고 수동적인 태도로 표출하는 것을 말합니다. 오세요님은 부모님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수동공격성으로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 있어 보입니다. 대놓고 부모님에게 화를 내기보다 본인의 흐리멍텅한 생활(이것이 수동적인 태도입니다)을 계속하여 부모님이 스스로 화를 내는 것이죠. 수동공격성을 갖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상대방이 너무 세서 그렇습니다. 대놓고 화를 냈다가는 지금 부모님처럼 더 큰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다보니 수동적인 태도로 상대가 스스로 화내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낫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수동공격성은 출발은 부정적인 감정 혹은 분노이지만, 이것이 이어지면 자신은 수동성의 극단을 나타내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고 죽고싶어집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가 사라집니다.
오세요님, 지난 상담에 적어주신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자신의 모습, 물론 그것을 전면에 내세워서 남들과 융화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모습 모두를 버리고 완전 나 아닌 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도 옳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이 극단적인 양쪽만 고려하고 중간상태를 고려하지 않는 것입니다. 앞으로 감정도 생각도 중간 상태를 많이 고려하시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약간 독특하고, 괴이하고, 하지만 나름대로 교류하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애써주세요. 독특함은 여러 사람에게 오히려 호감과 관심을 일으킵니다. 자신에게 있는 여러 모습 중에서 남들과 공유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부분을 지금보다 하나씩 더 늘여가세요. 금방 달라지는 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안정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에요.
생명의친구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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