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T라는 약대편입시험을 3년쨰 준비하고 이번에도 잘 될것같지 않습니다.
29세라는 나이에 이뤄낸 것이 없어요.
작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중간에 잠시 공부를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고 이번에는 잘 될것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고, 이번에도 떨어졌습니다.
부랴부랴 일반편입으로 다른 학과에 지원했지만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지 않아요.
3년동안 공부하고 또 1년 공부해야하나 생각하지만 자신이 없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상태가 아니라 취업전선에 뛰어들수도 없고.
학부를 미국에서 다니다가 들어온 것이라 돌아가기엔 아버지께서도 돌아가셨고 이제 경제적으로 지원 받을 수 없어 돌아 갈 수도 없습니다.
자립형사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영어도 곧잘 하고 일본어도 꽤 하는편이며 외모도 준수하고 언뜻 보기엔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라와서 저는 이나이의 제가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백수, 아무것도 하는게 없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다들 무언가 하고 있습니다. 다들 잘나가요. 대기업에 다니고 의사와 같은 전문직이거나 서울대를 졸업했고 취업을하고 부모님께 효도하고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29살의 나이에 어머니께 용돈을 받아 쓰고 있고 대학졸업도 못한 한심한 아이입니다.
부랴부랴 준비중인 일반편입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데 영 힘이 나질 않습니다.
세상이 무너진것같습니다. 아버지의 부재가 이렇게나 크게 내 심리적인 안정감을 무너뜨릴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동성애자입니다. 게이에요.
그냥 존재자체로 한국사회에서 거부받고 존재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가족들에게 말을 할 수도 없어요.
현재 만나고 있는 애인도 제가 학생인 것이 좋지 않나봅니다.
저에게 과분한 사람을 만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한없이 모자란 사람 같아요 제가.
나이의 압박이 너무나도 큽니다. 이나이 먹고 해논게 없는 내자신이 너무 싫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냥 나도 죽어버리면 어떨까 생각했고, 자살을 검색하니 자살 예방 협회가 나오더군요.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이 사이트 이 게시판 까지 오게 됐네요.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ㅋㅋㅋ
휴 이글을 읽는 분도 답을 주시지 못할 것을 알지만 주구절절 답답한 마음에 써내려갔네요.
지난 몇년간 저는 무엇을 하며 살았을까요. 지난 3-4년이란 시간이 나름 의미가 있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아무것도 해놓지 못한 실패자?
다 때려치고 취업을 해볼까 해도 대학 졸업한 사람을 찾네요.
삶이 암담하네요.
IP : 211.197.26.41
someone님 안녕하세요
많이 힘드시죠
3년간의 편입준비가 결실이 없는 것 같고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망설임도 있고
아버지의 빈자리로 인한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도 있고
자신의 성정체성도 거부받는 것 같고
애인에게도 모자란 사람처럼 느껴지고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현실이 버겁게 느껴져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기도 하고..
그러나 님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어도 남보다 잘하고
외모도 준수하고
미래를 위해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을 칭찬해 주세요
힘든 순간에도 잘 견디어 온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늦은 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새로 시작하는 나이로 늦은 시기란 없습니다.
여러 가지 걱정을 한꺼번에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누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나에게 가장 큰 걱정 한가지씩을 진행해 가면서 다른 문제들도 조금씩 풀어 나가면 어떨까 합니다.
고비는 자신을 한층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1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가끔은 속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있어도 힘든 고비에 많은 응원이 됩니다.
언제든지 생명의 친구들에게 문 두드려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