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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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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잔인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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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3 20: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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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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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에요.
책 한 권은 냈지만, 오랫동안 백수나 다름없이 살아오고 있어요.
글 쓰는 실력은 나이 먹을수록 늘고 있어요...
몇 년만 지나면 글 써서 벌어먹고 살 정도는 될 것 같아요...
제가 깨달은 게, 사람들은 남의 비극을 보길 원한다는 거예요.
비극을 보고 즐겨요...
전쟁이나 액션 같은 것도 대부분 누군가 살인하거나 살인 당하기 직전의 상황을 즐기는 거잖아요... 폭력을 휘둘러 다치게 하거나...
웃기는 것도...
누군가의 바보스런 행동을 비웃는 거고요...
다만 그걸 인식 하지 못하게끔 작가들이 교묘하게 각색해 놓을 뿐이죠.
그런데 제가 작가다 보니까 그런 게 보여요...
희망도 그래요...
책임질 수 없는 희망을 만들어내요...
그래서 그냥 망상하게 할 뿐이지, 돌아서고 나면 차가운 현실을 대면해야 해요...
남 이야기라고 하죠.
사람들은 남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면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안 되는 일이 언제 자신에게 닥칠지 모르는 건데...
뉴스를 보면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은데, 그런 뉴스를 기자들이 많이 쓰는 건 그만큼 많이 본다는 뜻이겠죠? 그래야 광고료를 벌 테니까요...
제가 글 쓰는 입장이다 보니까 기사를 보면...
타인의 불행한 사연들조차도 흥미 위주로 각색하는 게 보이는데...
남의 비극을 그런 식으로 상품화 한다는 게...
그런데...
앞으로 제가 작가로서 돈을 벌려면 실제 일어난 사건은 아니더라도, 그런 식의 글을 써야 해요...
그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못 견디게 괴롭네요.
요즘 종교와 역사를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느낀 사람들의 본성이 언제부터 있어왔는지... 그걸 알고 싶어서요...
이런 게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닐 거라는 생각에 공부하고 있는데...
제 생각이 거의 맞아가는 것 같네요...
인간이 인간 대우 받기 원하면서 인간을 인간 취급할 수 없다는 모순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 같네요...
살다보면 뭔가 다른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네요...
그래서 일단은 살고 있어요...
우울증이 어느 정도 나은 게, 세상의 비극을 직시한 시점에서 그랬다는 거...
희극이라면 희극이지만...
누구나 언젠간 죽어요...
그래서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아요.
세상이 있기에 세상에 맞는 글이 나와요.
작가도 세상의 영향을 받기에 세상 이상의 글은 쓸 수 없어요...
작가도 인간이거든요...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P : 59.134.16.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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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님, 안녕하세요?
닉네임이 저에게는 아주 밝고 예쁘게 느껴지네요.
사람의 잔인함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주셨는데, 저도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살인과 고문, 참혹한 전쟁 등으로 얼룩진 인간의 역사가 발로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죠.
지금도 세상 어디선가는 인간이 인간을 잔인하게 해치거나 인간 취급을 하지 않는 사건이 일어나고 있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분노하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잔인하다고만 잘라 말할 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역시 인간의 역사를 보면 한편으로는 한없이 선한 면을 갖고 있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님께서 말한 잔인함을 악함의 한 단면이라고 말한다면, 인간의 본성을 악함과 선함이라는 모순된 두 가지를 동시에 갖고 있는 양면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인간의 양면성을 많은 문학작품들이 다뤄왔었죠.
그런데 현대사회의 상업 자본주의는 인간의 양면성을 다루는데 균형을 잃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하는 듯 합니다. 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우리에게 쏟아지는 많은 글들은 돈이 된다면 기꺼이 선정성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거기서 인간의 잔인함은 부각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은빛님께서는 자신이 작가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에 돈을 벌기 위해서 쓰는 글이 타인의 불행함을 흥미로움으로 각색하고 상품화 하는 것에 괴로워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한 마음을 갖고 계시다는 자체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의식조차 하지 못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는 님의 모습에 겸손함도 느껴지구요.
종교와 역사를 공부하고 계시다니, 님의 말씀대로 그렇게 공부하며 살다보면 한편으로는 한 없이 악하게 보이는 인간의 본성이 또 한편으로는 한없이 선하게 보이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정말 뭔가 다른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네요.
님께서 삶을 살고 있는 이유... 그래도 님이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들이 거기서 더 많이 찾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명이 은빛이라고 되어 있는 아름다운 소설을 많이 읽고 싶네요...^^
생명의 친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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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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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19:26
2024.02.01 01:08 |
피카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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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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