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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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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가진 자의 슬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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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3 0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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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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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병원 가려고 버스를 탔어요.
뒷자리에서 한 칸 바로 앞, 거의 맨 뒷자리에 앉았는데 목적지까지 중간 쯤 간 시점에서 버스 좌석이 다 차더군요.
정거장에서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탔어요.
앞에도 서서갈 빈자리가 많았는데, 웬 아저씨 한 명이 짐을 잔뜩 들고 큰 플라스틱 병까지 끌어안은 채 제 바로 옆까지 와서 병을 내려놓고 서더군요.
왜, 그런 냄새 있잖아요.
사람이 극도로 찌들었거나, 병들어 있거나 할 때 풍기는 죽음(피로)의 냄새...
그런 냄새가 훅하고 풍겨서 3~4분도 못 견디고 목적지가 한참 남았는데 그냥 일어서서 앞자리로 옮겨 서서 갔어요.
만약 제가 돈이 있어 승용차를 끌고 다녔거나 택시를 탔다면 그런 일에 스트레스 받지 않았겠죠...
그 아저씨가 오기 전에도 내내 스마트폰으로 떠들어대며 소음공해를 유발하던 경박한 대학생 역시 신경에 거슬렸고...
그런데 뭘 어쩌겠어요.
저는 가난한 걸.
돌아오는 길에도 버스를 탔어요.
그 병원 귀가길에는 항상 같은 번호 버스를 타야 되는데, 그 번호 버스만 다른 버스회사와 다른지 버스가 구형에다 좁고 좌석들이 무척 불편해요.
제가 타니, 다른 자리들은 만석이고 딱 2자리가 비었는데, 불편한 자리 중에서도 제일 불편한 자리 2개만 남았더군요.
인상을 찌푸린 채, 2개자리를 한 자리씩 옮기니 사람들이 쳐다보는 느낌...
아가씨 한 명은 2명 앉는 좌석 바깥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남자입장에서 바깥자리에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갔다간 성추행범 누명이라도 쓸 것 같아 그 자리엔 못 앉고...
맨 뒷자리에 엉거주춤 낑겨 앉다가 그 아가씨 내리는 걸 보고 2좌석짜리 안쪽으로 옮겨 앉으니, 그 아가씨 내리면서 제가 앉는 걸 확인하더군요.
왜 사람 앉은 걸 쳐다보는 건지...
아니, 애초에 왜 사람 앉기 불편하게 바깥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건지...
불편한 대중교통...
그러니까 돈 있는 사람들은 여유 되는 대로 자기차 끌고 다니는 거겠죠...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심해요.
자글자글한 하층민 인간사회의 지옥도를 경험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저 역시 그 하층민 계급에 속한 한 사람의 빈민에 불과하죠.
......
예전엔 정신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요즘엔 그런 게 느껴져요.
돈의 위력.
사람들이 계급을 나누는 이유.
왜 사람들을 서로 편을 가르고 서로서로 이용해 먹지 못해 아귀다툼을 벌이는지...
살아있는 한, 단 1분 1초라도 덜 고통스럽고 편하게 살고 싶은 게 인간심리인데 그 덜 고통스럽고 편한 자리는 한정돼 있고, 노리는 인간들이 다수니 자연히 아귀다툼 지옥도가 발생하는 거겠죠.
존 칼훈의 쥐실험에 대한 인터넷 기사를 몇 번 봤어요.
최지룡 작가의 축생도 마지막화를 반복해서 봤고요.
그 쥐실험장 같은 세상에서 살다가 축생도의 주인공처럼 죽어갈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하루하루... 제가 빈민층이라서 더욱 실감나게 느껴지는 게 코미디라면 코미디네요.
이런 이야기를 할 만한 데가 없어요.
현실에서도, 인터넷상에서도.
시시껄렁한 농담을 지껄이거나 심각한 주제를 피하면서 그나마 뭔가 있는 척해야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죠.
아니면 아예 콩을 팥이라 포장해 팔며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던가.
제가 판타지소설 작가라서 그런 건 비교적 잘해요.
현실은 시궁창인데, 소설에선 이상향을 그리죠.
아니...
오히려 시궁창 현실이라 사람들은 소설에서나마 환상을 보려는지도 몰라요,
저는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돈을 갈취하는 거고요...
사실은 아무도 남을 사랑할 수 없는 거예요.
사랑할 수 없는데, 사랑할 수 있는 것처럼 위선을 떠니 그 위선에 질식해 사람들이 ???하며 자살하는 거죠.
고통을 위선으로 덮어도 고통이 사라지는 게 아닌데...
고통만큼 솔직한 게 또 있을까요.
교묘한 말이나 수법으로 고통을 가려도 그 고통은 누군가를 찔러요.
그렇게 찔려서 한국에서만 1년에 15000명 가까이 자살하고 있죠.
알아요.
이렇게 말하는 것도 제 약점이 될 수 있단 걸.
약점을 말하면 위로받는 게 아니라, 언젠간 약점이 창날로 변해 제 뒤통수를 후려 찌르겠죠.
그래서 사람들은 다들 약점을 감춘 채 멀쩡한 얼굴로 살아가나 봐요.
역겨워요.
그 멀쩡해 보이는 얼굴들이...
할 수 있으면 제가 가진 재주를 이용해 빈민층을 벗어나고 싶어요.
지긋지긋해요. 가난이란 건. 정말로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
하...
그냥 허무하네요...
IP : 106.167.137.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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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타지 소설 작가님, 반갑습니다.
닉네임을 지옥도라고 지어서 왠지 암울하고 서늘한 느낌이 들었는데 그런 님의 마음 또한 어떠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님의 글 속에는 전반적인 허무와 염세, 냉소의 느낌이 담겨있어 참으로 힘들고 우울할 것 같은 님의 마음이 전해져 옵니다.
님이 남기신 글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한 쪽으로 치우치는 느낌이 들고, 삶은 고통이며 좋은 것은 위선으로만 여기시는 것 같네요.
님이 처한 환경을 시궁창 같고 위선으로 포장된 고통스런 빈민층 같은 삶으로 묘사했더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병원도 다닌다고 했는데 님이 아픈 건 아닌지, 아프다면 어디가 아픈 건지 염려가 되기도 하고요.
누군가와 고통을 나누며 위로받으려다 오히려 뒤통수 맞으며 약점 잡힌다는 느낌은 님의 경험에서 나온 건가요?
님,
님을 옭아매고 있는 가난이 언제부터 어떻게 지속적으로 님을 힘들게 하고 있는지, 님의 어려움을 약점 잡아 괴롭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며 마음이라도 풀어보면 어떨까합니다.
그래서 자살과 죽음 건너편에 님이 느끼는 세상 다른 쪽도 있음을 느껴보셨으면 합니다.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더라도 고통을 약점 잡지 않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가난을 가장한 멀쩡한 표정이 아닌, 못 가졌더라도 항상 슬프지만은 않은 괜찮은 마음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세상의 잘못된 흐름에 낙심하고 조롱하기보다는 살만한 세상 만들기에 동참해 보는 것도 어떨까 합니다.
님의 재능이 님의 멋진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응원합니다.
생명의 친구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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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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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6 19:26
2024.02.01 01:08 |
피카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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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0 23:19
2024.01.25 19:03 |
익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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