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외삼촌 회사에 취직했습니다.
회사에서 사장님인 외삼촌은 진짜 조카가 날을 며칠씩 새든 굶든 아파서 뒤질려하든
관심도 없고 회사 간부인 과장들은 서로 자기들만 이득을 볼라고 환장하고 말만 번지르르게
하지 막내들 갈굼이 너무 심해 지금 2년 하고도 5개월 정도 있었는데 나간 사람들만 20명이 넘습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회사에 대한 내용에 말하면 전부 블랙기업이다.
악덕 기업이다 라고 하는데 솔직히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
전 처음에 딱 2년만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왔고 도중에 진짜 뛰쳐나가거나 자살 생각도 몇번
했지만 지금까지 어떻게든 버텼습니다.
근데 회사는 날로 가면 갈수록 갑질과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강제로 시키거나 며칠 연속으로 하루종일 막노동을 시킵니다 오늘은 탈수까지 났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를 나가서 딴 일을 하려니까 아빠가 강제로 너 2년만 더 하고 그래도 않되면 딴거 하라고 하면서 제가 여길 나가고 하려는 일에 대해서 미래가 없느니 그런 소리를 합니다.
진짜 이제 부모님이고 뭐고 다 필요없고 모든걸 내려 놓고 싶습니다
IP : 222.101.99.43
시형님께.
답신이 늦어진 점 사과드립니다.
부모임이고 뭐고 '다 필요 없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답은 나온 것 아닙니까? 자살을 고려하지 마시고 직장을 때려치세요!
그래서 부모와 원수가 될까요? 그럼 부모랑 인연을 끊으세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해서 미래 없는 사람 소리 들으면, 미래 없이 하고 싶은대로 사세요!
그렇다고 해서 시형님의 선택이 모두 바람직하고 옳다는 건 아닙니다.
적어주신 맥락 안에서는 옳은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보면 말씀해주신대로만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해도, 인간의 판단이 항상 옳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좀 틀린 판단을 하면 어때서요. 어차피 그 판단에 책임을 지고, 그 판단에 따른 고생을 가장 많이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일테니까요.
모든 걸 내려놓고 싶다는 결정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기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이해하신다면, 삶과 죽음의 문제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어느 결정이든 불확실성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새로운 인생을 위해 가족에게도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