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
|
 |
 |
12,295 |
|
조롱 |
|
 |
|
2017-06-10 02:41 |
|
 |
|
괴짜 |
|
 |
|
702 |
|
|
|
|
|
안녕하십니까. 저번에 좀 상황이 안좋아서 글을 썼던 24살 휴학생입니다.
정말 저번에는 진짜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상태까지 갔었습니다.
하지만, 이 삶이라는 것은 항상 저에게 택도 없는 희망을 던져주더군요.
자꾸만 세상사람들과 이 세상이 저를 조롱하는 것 같습니다. 아니, 조롱하는 것입니다. 제가 계속 미련을 못 버리고 살게끔 하나씩 뭔가를 던져줍니다. 마치 양식장 같습니다. 삶의 이유가 오직 죽음에 이르는 것 뿐인 상황에서, 양식업자가 던져주는 밥을, 살아라는 하느님의 신호로 착각하여 계속 생을 유지하려는 끔찍한 상황. 그것이 바로 저의 상황입니다.
저번에는 병원이나 상담소에서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정말 맞는 말 같아서 병원에 찾아가려 했습니다. 마침 가까운 거리에 보건소에 우울증 관련 업무를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지근 거리에 정신병원도 있으니까요.
병든 삶을 살아가는 것. 망가진 삶을 살아가는 것. 무엇보다도, 나에게 허용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며 행복을 느끼는 이름없는 얼굴들을 보는 것. 실로 저를 세상이 조롱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양식장에 갇혀서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물고기가, 양식장 밖에서 자유로이 활개치는 민물장어를 볼 때의 느낌.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시지, 짜증나게도 저에게 희망을 가장한 먹이를 던져주더군요. 휴학생활을 하면서 공부했던 토익 점수가, 950점이 나온 것입니다. 뭔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또래보다 능력 면에서 한발짝 앞서가고 있다는 착각도 들었습니다. 성적을 좋게 받든 안좋게 받든. 영어 성적이 좋든 나쁘든, 제 삶은 양식장에 갇혀 사는 가자미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한장의 성적표가 잠깐동안 잊게 해줍니다.
그 다음에 시험을 쳤던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1급을 달성하는 것이 확정되었고, 이후에 쳤던 토익스피킹도 레벨 7을 달성하여, 제가 가고 싶은 회사에 지원할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토플도 쳤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잘 안될겁니다.
여튼 이렇게 하나하나씩, 독수골방을 하면서. 두문불풀을 하면서도 계획한대로 휴학생활을 하고 있다는 환상에 빠질때면 이따금 아직까지 살만한 가치는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세태가 저에게는 다른 종류의 공허함을 선사했습니다.
시험점수가 잘 나왔을 때, 남들이 못가지는 스펙을 가지게 되었을 때, 저는 최근 느껴보지 못한 희열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여러가지 시험을 치게 되겠지요. 항상 공부하면서, 지치고, 지치고, 지치고. 그러다가 합격하면 잠깐 기뻐하다가, 또다시 지치고 공부하고 지치고.
그러나 거리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이름없는 얼굴들은
저처럼 공부를 하지 않아도, 지치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친구들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고, 맺어지고, 같이 놀고 하면서 행복을 얻어갑니다.
사랑하면서 얻을 수 있는 행복. 어떤 것일까요.
분명 지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맨날 책이나 보면서 공부를 하고 암기를 하면서 지쳐가야만 얻을 수 있는 행복과는 다를 것입니다. 차원이 다르겠죠.
그런 면에서 저는 제가 찾아낸 행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는, 제가 좀 더 느리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도록 하려는 세상의 조롱의 일종이라고 사료됩니다. 빠르게 죽고 싶었는데... 자꾸만 삶에 미련을 가지면서 지쳐가게 하고, 그렇게 말려죽이려는 하느님의 계략인 듯 싶습니다.
저에게 정해진 해답은 하나입니다. 죽는 겁니다. 농약을 먹어서 죽든, 아니면 떨어져서 죽든, 아니면 수면제를 왕창먹고 죽든 간에 빨리 죽어야합니다. 그래야 더이상 지치지도 않고, 고통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험공부를 아무리 많이하고, 아무리 많은 스펙을 쌓아도 절대 사랑에서 오는 생산적인 행복감을 저는, 평생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제가, 사회복무요원을 끝마치고, 돈 1100만원을 벌었을때 알게되었습니다. 재물도 사랑에서 오는 행복을 가져다 주지 않는 다는 것을. ]
돈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지만, 사랑에서 오는 행복은 줄 수 없다는 것을.
운동도 해봤습니다. 저의 글을 예전부터 봤다면 아실 테지만, 몸무게를 86킬로에서 64킬로로 만들어보기도 했습니다. 나름 꾸며도 봤습니다.
하지만, 외모는 사랑에서 오는 행복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를 꾸미는데에 쓰인 영수증들이 저의 공허감을 더더욱 가중시키고 저를 짓누르게 됩니다. 세상은 저를 항상 속여 온 것이죠.
세상은 항상 저를 속입니다. 살빼고 꾸미면 행복해진다. 아니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해질 것이다. 아닙니다. 열심히 노력하여 무언가를 성취할 때 행복해진다. 아닙니다.
모두 거짓말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에게 온 것은, 피로와 세상에 대한 배신감과, 저를 짓누르는 무게를 알 수 없는 공허였으니까요.
결국에, 사랑받는 인생은 저에게 허용되었던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애초에 사랑받지 못하고 선택받지 못하여 빨리 죽어야하는데, 세상은 계속 살아라고 조롱합니다. 제가 삶으로써 이 세상은, 비웃고 웃고 떠들 대상을 계속 확보할 수 있는 거거든요.
노력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노력은 가치가 있으며, 그들은,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은 모두 아름답습니다. 나비로써 살아가기 위해서 고치를 뚫고 나오는 애벌래의 모습도 아름다운데, 하물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며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은 얼마나 대단합니까.
허나 제가 지금 분노하고 있는 것은, 저는 그러한 노력을 해도 전혀 아름다워보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워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혐오스럽고 비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노력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한심합니다. 좋은 성적을 받아서 기분이 잠깐 좋아진 저의 모습을 보면 정말 기분이 더럽습니다. 아. 오늘도 자살은 실패구나. 세상은 좀 더 나를 비웃겠구나.
힘듭니다. 공부를 아무리 열심히해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는 나비가 되지 못하는 애벌래가 계속 고치를 만드려고 헛수고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애벌레인 상태로 죽을 운명인데도, 자신은 나비가 되어 자신의 짝을 찾고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날이 올 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늙고 지쳐가는 애벌레. 그게 바로 접니다.
공허합니다. 새로운 시험을 찾습니다. 삶을 살아가려면 시험 합격에서 오는 희열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아야 하거든요. 그러면 점점 지쳐가겠죠. 지쳐가다가. 지금 죽으면 굳이 느낄 필요가 없는 고통들을 더 느껴가면서 죽어가는 것입니다.
더럽습니다. 하느님은 치졸합니다. 그냥. 죽게 내버려두지.
평생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수 없는 성격과 인간성을 만들어놓고
게속 노력하면 나에게도 인연이 올 수 있다는 개소리를 늘어놓다니.
분노를 표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분노는 절망보다 생산적이거든요.
다만 저의 경우, 분노의 대상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가 않아, 누구에게 분노를 표출해야 할지, 어떤 곳에 하소연을 해야할지, 알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상담사분에게 면담을 요청하고 약을 먹으려고 해도, 환자로 불리는 것과 일반인으로 사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회에서 일인분은 하고, 부모님들이 그래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야하기에, 그분들의 노후를 망치기 싫기에, 그러한 얇은 수는 쓰기 싫습니다.
그냥 자살하는 것이 빠를 듯 싶습니다.
조롱. 세상의 조롱.
힘듭니다. 연애, 사랑,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는 저에게 노력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광고하면서 계속 지쳐나가도록 하는 이 세상은, 사기꾼이자 범죄자입니다. 사람을 이렇게 지속적으로 괴롭히면서, 이 괴로움을 끊을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것을 보면 하느님은 정말로 싸이코패스입니다. 정신병원에 가셔야 하는 것은 그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압니다. 저도. 이 모든 것이 저의 성격이, 외모가, 인간이하라서 그렇다는 것을.
잘생기고 성격좋은 사람이 공부를 잘하면 주위에서 우러러보지만, 저와 같이 늙고 지친 애벌레가 시험에 합격하면 마치 제가 저의 내외적인 열등감을 어떻게든 감추려고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루빨리, 저의 성격이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니면 그냥 자다가 죽던가요.
아니면. 평소에 죽고 싶은 마음을 떨쳐내기 위해서 달리기를 하는 동네의 하천도,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IP : 61.83.7.76 |
|
|
|
|
 |
|
|
|
|
안녕하세요?
올려주신 글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긴 글을 읽으면서 제가 느낀 감정은 참으로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스스로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며 그러함에도 극복하려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극복이 되지 않아서 기승전극단적 선택을 해야한다고 결정을 내리고 싶어하는군요
끊임없이 양가적 감정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언어선택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다양한 단어를 골고루 쓰고 있네요 부정적 단어만이 있지 않아요. 희망, 아름다움, 사랑, 나아졌으면 좋겠다까지 ...
그래서 지금까지 쉼없이 그래도 주어지는 역할과 능력을 키우려고 하는 것 까지 해 내고 있으셨군요.
님이 잘못하고 있는 것도 못난 것도 없는데 스스로 양가감정속에서 너무 괴로워하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고들 하는 것에 스스로를 맞추려고 하거나 원하는 답안에 맞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글의 내용에 보면 대부분이 남의 탓을 많이 하고 있어요
그것은 결국 남이 요구하는 것에 맞추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그래서 무엇을 하는 것이 나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먼저하면 좋을 것 같아요 조금 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오셨어요 더 애쓸 필요까지는 없다고 봐요. 지금부터 애써야하는것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어하며 어떤 일을 할때 가슴이 뛰는 사람인지 알아야겠죠
남들이 어떤 사람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
잘하고 있으니 힘내요 조금더 자신을 위해 살기를 바랍니다
생명의 친구들 올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4031 |
음...
 |
2023.12.28 10:10
2023.12.31 22:41 |
ㄱ |
106 |
|
|
|
| 14030 |
죽고싶어요.
|
2023.12.24 23:06
2023.12.27 23:40 |
한규민 |
154 |
|
|
|
|
|
|
| 14028 |
힘들어요
|
2023.12.23 07:42
2023.12.27 23:29 |
bryan |
105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