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있는 편일 수도 있습니다. 조그만한 가게 오픈 준비중이고 여자친구도 있고. 빛도 없고 큰 문제도 없습니다. 근데 그 모든게 너무 위태로워요. 가게를 유지하며 여자친구를 만족시키며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 아버지에게 이젠 효도 비슷 하게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했으나 단 하나도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 저라는 걸 요새 느낌니다. 여자친구와 한집에 지내며 이야기도 안합니다. 어떻게 해야 나를 좋아해 줄지 생각하는것 조차 지쳐 버렸죠. 내 능력 밖이란 걸 알았습니다. 어떻게 가게를 해야 잘 될지. 역시 나같은 씨발 병신 개좆만한 새끼가? 하겠어요? 아뇨 아버지 생이 얼마 남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도 많이 아프십니다. 전화도 연락도 못하겠어요. 이미 너무 멀어져 죄송하고 미안하고 볼 수가 없습니다. 사는건 사는건데 죽는게 그렇게 겁나지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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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님, 안녕하세요?
지금 많이 불안하신가 봅니다. 이 모든 게 너무 위태롭다는 말씀에서 님의 불안이 얼마나 큰지 느껴지네요. 그리고 그 불안을 피하고 싶은 마음으로 자살에 대한 생각도 드시는 것 같구요.
그런데 여자친구에 대한 님의 표현에 저의 마음이 쓰이네요. 여자친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 어떻게 해야 여자친구가 나를 좋아해 줄 지 생각한다는 표현을 말하는 겁니다.
여자친구가 아아님에게 어떤 존재인지 궁금합니다. 함께 살 정도면 두 분 사이의 친밀감이 매우 컸을텐데, 그 친밀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님이 너무나 힘들게 애를 쓴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마치 아아님이 여자친구한테 매달려 있는 것 같이 느껴져요. 그런 상황에서 편찮으신 부모님께는 별로 신경도 써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님을 괴롭히는 것 같구요. 어쩌면 님이 느끼시는 과도한 불안의 중심에는 여자친구분과 아아님과의 관계가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자친구분과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진 않을까요?
혹시 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을까요? 용기를 내셔서 주변에 믿을만한 심리상담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도움을 받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힘내세요. 충분히 불안과 죄책감의 어려움을 극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