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엄마 보란듯이 콱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죽버리고 싶을 때가 종종 있어요. 저희 집이 12층 이니까 충분히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요. 한 번은 엘리베이터가 고장나서 옥상을 열어 주었거든요, 근데 평상시에는 옥상이 잠겨있으니까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올라가 봤거든요, 그런데 옥상이 27층이에요.(아파트 층은 26층까지 있음) 아래를 내려다 보니까 여기서 죽으면 아무도 모르겠지... 이런 생각도 든 적이 있어요. 그리고 아까 자가진단테스트 했는데 35점이 나왔어요. 겉으로는 최대한 행복해 보이려고 노력하는데 속으로는 너무... 저 어떡하죠?
IP : 118.37.17.71
강민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아파트에 사셔서 자살을 생각할때 뛰어내리고싶은 충동을 느끼시는군요.
강민님이 그런 생각을 하실 수는 있지만 말씀하신대로 가끔 그러는 것이니 생각이 어떠하든 생각으로만 머무르고 다양한 해소 방법을 찾아내시기를 기대합니다.
우선은 내 마음이 왜 그러는지를 살펴봐야겠죠.
단순히 죽고싶은 마음이 아니라 그 전에 힘든 마음이 있으신 거잖아요.
진단테스트에 여러 항목이 있는데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이 어렵다는 것을 항목 질문으로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짧게 적어주셨지만 짐작할만한 두 가지를 적어주셨어요.
첫째는 겉으로는 최대한 행복해보이려고 노려하셨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모습을 잘했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고 한편 다르게 해보자고 권해드릴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속이 복잡해도 일단 웃고 밝게 지내다보면 많은 부분이 실제로 해결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즐거워서 웃기도 하지만, 웃어서 즐거워지기도 하거든요. 그런 면에서는 지금의 태도를 칭찬합니다. 하지만 마냥 그럴 수는 없죠. 지금의 태도는 자신이 심리적으로 위험 신호에 왔을 때조차도 계속 그래서는 안 되는 태도입니다. 지금은 좀더 속마음을 드러내야 하는 시점인거죠. 그러니 여기에서 이렇게 표현한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 강민씨가 어렵다는 것을 조금씩 알려주세요. 처음엔 농담처럼 여기기도 하고 실망스런 오해도 생기겠지만 계속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면 주변 사람들도 점차 신중하게 강민씨의 마음을 살펴줄 것입니다.
둘째는, '엄마 보란듯이'이라는 문장에서 담겨 있듯, 엄마와의 관계에서 마음이 어려워 진 부분이 있네요. 가족과의 관계가 원인에 더 가까운지, 아니면 학교나 친구 등에서 어려움이 있는데 가족과의 대화에서 감정이 더 격해지는 건지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이런 얘기를 계속 나누려면 아무래도 직접 상담하는 게 제일 좋으니, 학교 상담실이나 주변의 청소년상담이 가능한 곳을 확인해보세요. 물론 이곳에서도 반복적으로 글을 올리셔서 이야기나누면 좋겠고, 개인적인 부분이 포함된 이야기를 나누시려면 비공개상담을 이용하시면 좋겠어요.
어떡하냐는 질문에 대한 가장 중요한 지침은 이미 강민씨가 실행하셨어요. 지금처럼 이야기하는 거에요. 마음을 보여주세요. 조금씩 조금씩 더 보여주세요. 가급적 여러 사람들에게 보여주세요. 이러한 과정에서 만족스럽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할 거에요. 그래도 계속 해주세요. 하다보면 마음을 표현하는 요령도 생겨요. 이 과정을 통해 더 건강한 강민씨가 되리라 믿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