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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사이버상담실 > 공개상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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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지겹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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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8 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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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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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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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기초생활수급자 남자입니다.
소설가를 하다가 수급자가 된 뒤 한동안 글을 못 쓰다, 최근 들어 조금씩 집필 활동을 하고 있네요.
정신질환 때문에 수급자가 된 건데, 정신병 자체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직장생활 같은 사회생활하기엔 한참 모자란 수준이고요.
인터넷 소설 연재나 책을 내서 돈을 벌려고 해도 돈을 번만큼 수급비가 깎여버리고, 그런 식으로 깎이는 수급비가 복지시스템에 탄력적으로 반영되는 게 아니라서, 불규칙적인 수입일지라도 정규수입으로 잡아버리거든요.
예를 들어, 한 달에 일시불로 3백을 벌고, 그 후 일 년 내내 돈을 못 벌어도 월수입을 연 평균 수입으로 잡아버리는 식이기 때문에...
기초수급자에게 당신은 일할 능력이 되니, 수급비 받지 말라는 식으로 근로능력 부여를 해버립니다.
사실상 근로능력이 없거나 미비하기에 복지혜택을 받는 건데...
그래서 한 달에 단 돈 몇 백 만원이라도 벌어버리면 생계비, 의료비, 주거서비스 등의 복지 시스템에서 일거에 단절된 위험이 큽니다.
제 자신이 작가라서 잘 압니다.
아무리 인기작가라도 꾸준하게 잘 팔리는 글을 계속 쓸 수는 없어요...
그래서 인기 있는 한 작품을 파게 되면 그 시리즈에 매달려 장기연재를 하는 작가들이 생겨나는 거고요.
그런데 그렇게 쓰더라도 언젠가는 시리즈가 끝나고 하차해야 되요.
장기연재를 할 수 있단 보장도 없고요...
한국 복지시스템의 사각지대랄까요...
뭐, 딱히 수급비 끊길 정도로 글 잘 써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인기 반짝해서 한 달에 단기 수입 몇 백이라도 벌게 되면 수급자 탈락에 심각한 정신질환 가진 채로 차가운 사회에 내동댕이쳐져야 한다는 현실이 정말 부조리하게 느껴지네요...
연 수입통계가 초기화 되는 시기에 다시 근로능력평가를 받아 수급자가 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복지 시스템에서 밀려 있는 동안엔 뭘 먹고 살아야 될지...
또 수급자 신청하는 과정 자체도 까다롭고, 반드시 수급자가 될 수 있단 보장도 없고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중증 알콜중독자 + 사회 부적응자에다 가난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왜 그런 상태에서 저를 낳아 길렀는지 원망스럽기도 하고...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랐다면 제 정신질환이 발현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억울한 생각도 드네요.
문득 정신 차리고 보니, 남들 정상적으로 사회생활하며 기반 잡아 놓고 차 끌고 집 사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데, 저는 수급자에 임대주택에서 살며 단 돈 몇 십 만원 수급비에 쩔쩔매는 빈민층 인생이네요...
지금껏 살아왔던 기억들도 온통 고통스런 기억들뿐이고...
그냥...
사는 게 지겹단 생각이 앞섭니다.
IP : 106.167.137.1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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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생명의 친구들입니다.
글을 쓰시는 작가이시지만 불규칙한 수입으로 인하여 기초수급자 급여를 받기도 하면서 어려운 경제생활을 하고 있군요. 수입이 있을 때만 있지 없을 때도 있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회복지체계의 문제점을 말해주셨네요.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신질환으로 고생도 하시고 계시지만 지금까지 잘 견디어 오신 것에 격려를 드립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필요성은 절실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수급자님은 임대주택에서 머물 수 있으니 주택이 없이 사는 분들에 비하면 그나마 좋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집이 없어 떠돌아 다니는 사람들도 많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수급자님은 행복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할 때 (나보다 잘 된 사람과의 비교)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괴감을 느끼며 좌절감을 느낍니다. 수급자님의 마음이 지금 그러리라고 봅니다. 나보다 잘 된 사람과의 비교는 자꾸 자신을 비하하게 되고 자신의 삶에 희망을 빼앗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의 힘듦을 보면서 참 그래도 나는 괜찮구나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 수급자님은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작가이시니 언젠가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겠지요.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나를 자꾸 자책하다보면 세상 사는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고통스런 기억들도 지나 간 과거이지요. 지나간 과거를 생각하고 후회하면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힘 내시고요.. 수급자님을 위해 이렇게 글을 응대해주는 생명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
당신의 고귀한 생명을 위해 기도하면서 이글을 쓰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고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수급자님 ! 힘내세요.
생명의 친구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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