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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 자체에는 불만은 없습니다. 게임을 하면 재미있고, 인피니티 워는 봐야 하고, 그럭저럭 취미도 즐기고 있고... 그냥 남들만큼 사는데 필요한 품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살아있는 사람 태반이 견디는 생활의 무게이지만 그 보편적인게 제게는 너무 큰 짐으로 다가옵니다. 세태를 따라잡기 위해 공부하고, 사람을 설득해 일을 수주하고, 일 그 자체를 하기도 하고... 이런 당연한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 전반이 견딜 수 없이 버겁네요. 이게 너무 버겁고 힘들어서 죽어버리고 싶을 지경인데 게을러 빠진 놈이 병신같은 앓는 소리 낸다는 소리 들을까 어디 가서 상담도 못하겠습디다.
저 게으른 사람입니다. 고난 못 견뎌요. 악바리 근성도 없고 흘러가는대로 삽니다. 모든 일에 적당적당하게 굽니다. 그래도 남들만큼은 누리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는 없죠. 제가 영민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자각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청한 것도 인생을 날로 처먹을 방법을 알려달라는 이유가 아니고요.
그냥... 이 귀찮은 삶의 품을 견디게 해줄 힘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남들만큼 세상을 견딜 수 있을까요. 사람이 절박해지면 없던 힘도 솟는다고 하는데 출근길 버스에 앉을 자리만 없어도 자살 생각이 나는 상황이라 절박함은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큰 고난 없이도 죽고싶은데 고난이 닥치면 바로 유서부터 쓸 것 같네요. 배분할 유산도 없는데 유서 작성하는게 참 거시기합니다만, 절 죽이려 했던 사람에 대한 원망이나 제 직박구리 폴더를 열람하지 말고 폐기하라는 등의 남길 말은 있네요.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씻고, 옷을 입고, 그런 것들, 사는데 필요한 것들을 견딜 수가 없습니다. 매일 일과가 끝나면 자살 계획을 짜고, 자살에 필요한 도구들을 구입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자살 여행에 필요한 경비를 계산합니다. 우울증을 앓고는 있는데, 치료 포기했습니다. 몇 년간 약을 먹어봤으나 호전이 없을뿐더러 병원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고 그때마다 강한 자살 충동이 치솟아서요. 차도 없이 회복만을 바라기도 지치고. 그러니까 병원 가보라는 원론적인 말은 좀... 가끔 듣는 말인데 이게 귀에 너무 아린 말이더군요. 국영수 위주로 예습복습 철저히 같은 말 아닙니까? 훈계가 아니라 조언이 필요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가질 수 없는 신선한 관점이 필요해요. 세상을 밝게 보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습니다. 농담을 즐기고, 상황을 희극적으로 해석하는데 힘을 써보기도 하고,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해석이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아니군요.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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