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함께 사업하는 워킹맘입니다.
힘들때 위로가 되는게 없는거같아서 가끔 술을 마시는데, 자제가 안되서 남편이 화를 냅니다.
난 아빠랑 나랑 아기랑 우리가 같이 행복하게 사는게 꿈이라
열심히 일하고 집안일도 하고.... 다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혼자 속상해서 술마시며 한 행동들이 기억이 안나서 죄책감이 심하게 듭니다.
기억이 안나기도 하고..... 부모님께 전화해서 힘들다 말했나봅니다.
칼같은 아빠 성격에 이혼하자고 하네요.
난 남편을 너무 사랑하고 우리 애기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헤어지기 싫습니다.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저는 이 가정이 깨지게 되면 정말 죽고싶습니다. 삶의 이유가 사라지는 거니까......
우리 남편이 행복하려면 제가 없어야 하는게 맞나 싶기도 합니다.
그러다가도 제가 죽어버리면 오빠가 듣고 살아야 할 얘기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
우리 애기 보고싶어서 어떻게 죽나요.....
죽은듯이 그냥 내 자존감은 포기하고 살까요. 그게 사는건가.............
세상 그렇게 자상하고 좋은 사람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어제 절 때렸습니다....
혼자 였을땐, 남편이 때리면 바로 이혼이라 생각했는데
... 겪어보니 제발 저랑 살아줬음 좋겠네요..............
오래 유학하고 와서 한국에 친구도 없어서 말할데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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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175.197.167.111
말할 데가 없다구요? 저런, 지금의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지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사람은 말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남편이 수긍하지 않아도 들어주기만 한다면 상황은 이보다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지금은 말할 상대가 필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지금 이 상담실이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가까이에서 이렇게 상담을 하거나 대화를 할 상대를 구해보세요. 사업하신다고 하셨는데 말할 데가 없다면 사실 정확히는 노력한게 아닙니다. 사업처럼 연결연결하다보면 어딘가에 나의 비밀과 존엄을 지켜주면서 얘기도 듣고 조언도 해줄 사람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 부분에 먼저 신경을 써주세요.
지금은 마음의 고통보다 표면적인 술이 문제가 더 되고 있습니다. 문제를 술로 풀면 상황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정신과 진료를 받아서 '술 대신 약을' 드세요. 술보다 주관적인 만족은 떨어지고 술이 주는 재미도 약에 의해서는 얻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훨씬 더 건강한 해결책을 세우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술을 해결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혼 문제 거론도 이 하나로 많은 것이 유보되거나 취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술이 나쁜 대표적인 이유는 진심과 다른 행동 결과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사실 술 취하지 않은 맨 정신에도 그런 앞뒤 안 맞는 일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취하면 몇 배나 더 많이 일어납니다. 말씀하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취할 땐 술주정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그것을 상대가 받아주기는 어렵지요. 그러니 이 점은 노력해주세요. 병원에서 약물치료로 도움을 받으면 보다 수월하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님의 인생에서 지금은 어렵지만, 이 문제를 잘 풀어내면 앞으로 웬만한 것은 문제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잘 풀어내는 기회를 얻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