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한창때 스물인데 매일매일이 혼자인 날의 반복입니다
굉장히 상처를 잘받는 유형이라 중고생부터 사람을 계속 피해왔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왔습니다
사회성이 부족한건 어쩔수없는사실이고 굳이 안되는걸 되게 바꾸고 싶진 않지만
몇 안되는 가까운 친구들에게도 표현이 서툴다보니 속편히 맘을 털어놓지 못합니다 그친구들이 나에겐 소중하지만 내얘기를 물어보지않아 서운할때가 많고 안 맞는 타입이라 생각될때가 많습니다
자주연락하는사람은 많아야 두명이고 그래서 제자신이 한심해서 스스로에게 화가 너무 납니다
당연히 나도 불완전한 인간이고 주위사람도 완벽할순없겟지요 그래서 내 자신도 맘에 안드는데 이상형을 찾는것이 모순적일 수도 있겠지요
대학신입생,군대,회사생활 등 사회생활을 앞으로 해나가야하고 이제 겨우 시작인데 굉장히 지칩니다
슬픈거보다도 기쁜날이 하나도 없어서 차라리 부모님 돌아가시자마자 죽는것이 저에게 유익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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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간님 안녕하세요? 생명의 친구들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이 남겨주신 글을 읽어보니 제 마음이 짠해지네요. 20살이라는 나이는 교복 속의 앳됨에서 벗어나 사회라는 새로운 세상으로부터 적응을 요구하는 나이이지만 한편으론 마음속으로만 품어왔던 여러 일들을 하나씩 실천해나가는 나이이기도 하지요. 또 교실안의 친구들이 아닌 조금 더 다양한 공간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나이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미래인간님은 이런 시기에 매일매일 혼자인 날의 반복과 자신의 마음을 속편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친구도 없다는 생각에 많이 외로우시군요. 뿐만아니라 자주 연락해봐야 고작 두명의 친구밖에 없다는 생각에 자신이 한심하고 그러한 자신을 생각했을 때 분노를 느끼고 계시는군요. 그런데 현재 님이 느끼는 감정은 어찌보면 누구나 동일한 상황에서 느끼는 당연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님이 워낙 상처도 잘 받는 성격이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대화하는 성격도 아니라서 이러한 감정을 충분히 나눌 기회가 없으셨던 것 같네요.
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계시는 미래인간님은 이상형도 만나고 싶고 타인과의 교류를 하고 싶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시작하는 문을 먼저 열어보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도 몰라 타인과 교류하는 자체를 회피하게 되는 것 같네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자가 과연 사랑인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죄책감과 두려움도 있으신 것 같고요. ‘혹시 내가 먼저 다가가다 거절당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소극적이고 자꾸만 회피하게 되는 것 은 아니신지요?
그리고 미래인간님의 글 중 지금까지 슬프다기 보다 기쁜날이 없어서 부모님 돌아가시자마자 죽는 것이 유익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는 이 말이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20여년을 살아오시면서 단 한번의 기쁜날도 없으셨나요? 혹시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좋았던 기억까지 저편에 묻어두고 잊고 계신건 아닐까하는 조심스런 생각이 듭니다. 때론 가까운 사람이 더 상처주고 더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여력이 되신다면 개인상담을 받아보시는 것도 권유해 드리고 싶지만 상담중에 집단 상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님께 집단 상담을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작은 것이라도 님의 삶에서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한번씩 연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님이 충분히 님의 힘든 시간 속에서 희생자가 아닌 생존자로서 현존하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충분히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이렇게 님의 이야기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앞으로의 삶의 길은 기쁜일을 찾아가는 여행자의 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드실때마다 언제든지 생명의 친구들을 찾아주세요. 항상 님을 위해 활짝 열어두겠습니다.
